‘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가 최근 뉴시스에서 성소수자 혐오성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자 취재협조 보이콧 의사를 밝히고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는 21일 ‘뉴시스 보이콧: 혐오는 불안을 조장할 뿐 공감될 수 없다’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뉴시스의 인터뷰와 기타 협력 요청에 보이콧하고 다른 방식의 대응을 강구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 사태에서 성소수자 혐오‧차별 언론보도나 정책에 대응하고, 피해를 상담하며 방역당국과 직접소통하기 위해 21개 성소수자 단체가 꾸린 연대체다.

대책본부는 입장문에서 머니투데이, 뉴스1 등 머니투데이 계열의 언론사들을 거명한 뒤 “성소수자가 위기를 전파하는 집단이라는 논리에 공을 들이며 시민사회를 흔들고 있다”며 “그 중 뉴시스의 보도 행태는 심각하게 문제적”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 용산구 클럽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된 뒤 뉴시스는 성소수자‧HIV감염인을 대상으로 성적 지향에 초점을 맞춰 문제 삼는 보도를 최소 4건 내놨다.

▲지난 14~20일 성소수자 혐오성 뉴시스 기사 제목 갈무리.
▲지난 14~20일 성소수자 혐오성 뉴시스 기사 제목 갈무리.

뉴시스는 지난 14일 “성소수자 전용 헬스장도 휴업...주변 상인들 ‘불안해’”에서 한 성소수자 전용 헬스장이 휴업공지를 낸 소식을 전하며 인근 상인들의 감염‧장사에 대한 불안을 전했다. 같은 날 “이태원발 코로나19 검사자 에이즈환자 소문 ‘뒤숭숭’...충북도 ‘확인 안돼’”에선 HIV감염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지역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주장했다. 17일 “성소수자 커뮤니티, 여전한 즉석 만남...‘자제해야’”는 성소수자에 초점을 맞춰 ‘즉석만남’ 세태를 우려했다.

대책본부는 이들 기사가 “코로나19가 성소수자가 확산시키는 것인 양 호도하는 방향으로 은연중에 연결 짓는데, 성소수자를 표적해 질병의 공포를 가중시킨다는 점에 심각한 혐오 선동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기사가 성소수자 당사자나 활동가, 보건당국 인터뷰를 실으면서도 일방적으로 편집했다며 “이는 인권 지향적 정보전달을 당부하며 인터뷰에 응한 선의를 모욕하는 것이며 적극적 예방 협력과 제안을 거스른 채 혐오성 가십에만 집중하겠다는 언론의 의지”라고 했다.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성명 웹자보 갈무리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 성명 페이스북 웹자보 갈무리

남웅 행동하는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는 통화에서 “본부가 보이콧을 결의한 가장 큰 이유는 기자들이 인권운동가 등을 인터뷰하고, 그 과정에서 혐오성 보도를 말아달라는 당부를 받고도 신뢰를 저버린 데 있다”며 “운동가들의 코멘트는 성소수자 혐오 프레임 안에 찬반양론의 부수적인 요소로 편집됐다”고 말했다. 남 활동가는 본부 차원에서 뉴시스 기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다른 방식의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21일 뉴시스의 성소수자 사안 보도 방향과 기사 삭제·사과 용의를 묻기 위해 뉴시스 사회부 데스크에 전화와 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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