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의 ‘협박 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진상조사위가 꾸려진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빠른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채널A 사옥 앞에서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241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사건 발생 50여 일이 지나도록 채널A 자체 진상조사위 결과 공개는 감감무소식이고 검찰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로 갈지자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채널A의 통렬한 자성과 검찰의 적극적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채널A 기자들은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언론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는데, 채널A 기자가 취재원을 협박해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는 것은 채널A 스스로 인정한 상황에서 이런 의혹을 수사하는 것은 언론 자유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채널A 기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21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앞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의 '채널A 협박 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21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앞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의 '채널A 협박 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채널A에서 진상조사위를 꾸렸는데 조사를 하는 척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채널A 노조나 기자협회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방통위는 채널A에 재승인을 해주긴 했지만,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는 ‘철회권 유보’를 결의한 바 있다”며 “방통위도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방통위가 채널A 사측과 경영진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채널A 기자가 협박 취재를 한 것은 단순히 개인 일탈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많은 언론 신뢰에 영향을 준다”며 “진상이 명명백백 밝혀지지 않으면 언론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기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현재 채널A 진상조사위 모습을 보면 방통위 재승인 상황만 넘어가겠다는 모습이 보일 정도”라며 “검찰 역시 형식적 수사가 아닌 명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낱낱이 밝혀라”, “채널A 국민 앞에 통렬히 반성하라”, “취재윤리 위반 압수수색에 언론자유 웬 말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한편 민언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현직 채널A 기자라고 주장하는 한 제보자의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서 제보자는 “채널A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가족을 들먹이며 취재하는 것이 아무리 관행적이라고 하더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며 “그런데 채널A는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절대 반성하지 않고, 다수 기자는 조직 논리에 젖어있다”고 채널A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제보자는 “민언련과 시민 여러분, 채널A를 끊임없이 감시해달라”라며 “채널A에 정신 차리라는 편지를 보내주시고 채널A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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