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케이블과 인터넷을 설치·수리·철거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LG헬로비전 본사 앞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LG헬로비전 원청과 맺은 임금처우와 근무환경 개선 합의에 걸맞은 임단협안을 내놓도록 요구하면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3‧24 합의 내용에 따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이들 LG헬로비전 설치‧수리 노동자는 LG헬로비전이 업무를 위탁한 전국의 하청 고객센터에 속해 일한다.

지부와 하청사 측은 앞서 3~4월 6차례에 걸쳐 2019‧2020년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청사 대표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측은 ‘생산성수당’이라는 이름의 비통상수당 12만원을 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지부는 사측의 ‘생산성수당’안이 “시간외 수당 등 정당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입장이다. 지부는 앞서 원청과 합의안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면 최소한 기본급 25만원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3‧24 합의 내용에 따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3‧24 합의 내용에 따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승환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장은 이날 파업 결의대회에서 “동종업계 타 회사는 1년 평균 임금인상분이 15만원이다. 우리는 2년치 25만원을 요구하는데, 그게 무리한 요구라면 도대체 합의안인 동종업계 수준 개선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LG헬로비전은 지난 3월24일 설치‧수리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처우와 근무환경을 3년에 걸쳐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수준으로 개선하기로 지부와 합의했다. 그간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180만원 수준으로 업계 최저였다. LGU+ 홈서비스센터의 경우 2019년 기준 월 229만원 정도이며 해마다 평균 15만원씩 인상되고 있다.

지부는 이날 결의문에서 “지난 3월24일 원청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적극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교섭은 결렬됐고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노동자로서 권리를 당당하게 보장받기 위해 반드시 승리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3‧24 합의 내용에 따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3‧24 합의 내용에 따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 재개를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19일 LG헬로비전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 재개를 선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지부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본사 앞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농성을 선포했다. 지부의 노숙농성은 지난 24일 원청과 합의 끝에 천막농성장을 철거한 지 한달 반 만이다.

이날 현린 노동당 대표와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 등이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지 발언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여러분의 임금인상 투쟁에 국가와 기업은 ‘비용’을 말하고, 경제가 힘든데 왜 임금인상 투쟁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임금 인상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다. 우리 요구가 지금 다른 모든 노동자들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 측은 “협력사와 노조가 대화 진행 중이며,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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