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가운데 한 대학 강의에서 교수가 마스크를 벗으라고 해 논란이다. 해당 교수는 입모양과 표정 등을 가르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세한대학교 항공 관련 학과 교수 A씨는 지난 13~14일 수업 시간에 기내방송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했다. 해당 학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점검리스트’를 보면 교수·학생 전원 마스크 착용을 포함해 강의시작 전 강의실 환기, 발열자 체크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조치를 의무화했다. 

세한대는 전남 영암에도 캠퍼스가 있는데 이 대학이 대면수업을 결정하면서 광주·목포MBC 등에서 이를 우려하는 내용의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학교 측에선 ‘개인 의견에 따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등교를 하지 않아도 출석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세한대 학생회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90% 이상이 등교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 지난 13일자 광주MBC 보도화면 갈무리.
▲ 지난 13일자 광주MBC 보도화면 갈무리.

 

또한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발표를 보면 전국 대학 193개교를 조사한 결과 약 75%가 1학기 내내 비대면수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세한대는 대면수업을 강행해 소동이 있었는데 최근 수업시간에 마스크를 벗으라는 지시까지 벌어진 것이다. 

A교수는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입모양을 보면서 발음을 시연하고 교정하는 내용의 수업이어서 입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며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모두가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보지 않고는 반복해 복습하기 불가능해서 학생들 동의를 구하고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교수가 입모양 등을 보여주면 이를 학생들이 따라하는 식의 수업이었는데 1:1로 할 수 없어 수업참여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벗고 수업에 임해야 했다. 

마스크는 벗었지만 코로나 예방에 신경을 썼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A교수는 “50명 들어가는 강의실에 20여명이 참여했고 2인 책상을 1명이 사용했으며 통로도 있다”며 “검역당국만큼은 아니지만 최선의 방법으로 거리두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학과는 지난 4일부터 대면수업을 진행했다. 세한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이승훈 총장이 6일자로 공지한 내용이 있다. 이 총장은 “우리 모두 빨리 예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출석 수업을 시작하겠다”며 “불편하더라도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어 “여름방학을 2주 단축해 6월말까지 수업을 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학교차원에서 출석(대면)수업은 지난 11일부터 했다. 

▲ 코로나19 관련 이미지. 사진=pixabay
▲ 코로나19 관련 이미지. 사진=pixabay

 

세한대 교무입학처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절대 수업시간에 마스크 벗지 마라, 창문 닫고 수업하지 마라 등을 체크하도록 했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 같다”며 “학과장 불러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대면수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3회에 걸쳐 설문조사를 했는데 온라인 강의를 하루 평균 1~2시간 듣는 학생이 70%가 넘었고 충분한 학습효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처음엔 온라인 강의가 미진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해 온라인 강의 질을 높여갔는데 3번에 걸친 조사에서도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등교를 해 정상적인 학습효과를 거두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했고 정부에서 지정하는 거리두기를 생활화하도록 해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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