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북한이 우리 군의 서북도서 훈련을 비난하자 청와대가 국방부와 육해공 당국자를 불러 질책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질책한 일 없다”며 과장보도라고 반박했다.

이에 조선일보 데스크는 질책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15일자 1면 머리기사 ‘北이 비난하자… 국방부·육해공 불러 질책한 靑’에서 “지난 8일 북한이 우리 군의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을 비난한 직후 청와대가 군 고위 당국자들을 불러 질책했던 것으로 14일 알려졌다”며 북한 비난 전날 훈련 사실을 보도한 국방일보를 들어 청와대 안보실이 “왜 그런 내용이 보도됐느냐”고 문제 삼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14일 “지난 8일 북한이 우리 군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을 비난하자마자 국가안보실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 당국자들을 바로 청와대로 불러 경위 파악에 나섰다”며 “청와대 차원의 조사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고 썼다. 이 소식통은 “국방일보에 훈련 내용이 실렸는데, 그 때문에 북한의 반발을 샀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선일보는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우리 훈련을 비난했다고 청와대가 고위급을 단체로 호출하고 조사까지 나선 건 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군 관계자는 ‘통상적 훈련과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이렇게 나오면 우리 군이 앞으로 무엇을 하겠느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오후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회의한 것은 맞으나 질책한 사실은 없다”며 “토론과 논의는 있었으나 무엇보다 당시 회의는 정책홍보 점검회의였고, 군 훈련 작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추경 통과 및 이천 화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추경 통과 및 이천 화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대변인은 “국방부 대변인, 각군 정훈 공보실장 등 군 홍보라인이 참석했다”며 “해당기사는 과장보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 안보실에서는 김유근 1차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 회의는 정례적 회의가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당시 회의가 정책홍보점검회의였다”며 “왜 조선일보가 과장보도냐면 훈련과 작전에 아무 상관없어서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육해공 불러 질책한 것처럼 보도했고, 본문에도 통상적 훈련을 ‘우리 군이 뭘할 수 있겠느냐’고 보도했다”며 “훈련 자체에 제동한 것처럼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안보실이 군과 수시로 회의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회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자 안보실의 임무”라며 이를 문제삼는 것을 두고 “냉전적 시각이며,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의에서 국방일보 훈련 보도내용을 북한이 보고 반발했다고 보고, 왜 그런 내용이 보도됐느냐고 지적했다는 조선일보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는 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대해서는 “국방일보 보도, 인민무력상 담화, 그 뒤에 (정책홍보점검)회의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회의에서 어떤 대화와 논의가 있었는지는 안보사항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조선일보측은 복수의 확인취재를 거쳐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성규 조선일보 정치부장은 1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명확한 복수의 취재원의 취재를 통해 회의가 있었고, 그 회의에서 왜 국방일보가 이런 보도를 냈느냐는 질책성 얘기가 있었다고 확인해 보도했다”고 밝혔다. 배 부장은 “청와대가 질책을 안했다고 하지만 듣는 입장에서 질책이라고 느꼈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깨놓고 하급자는 깨졌다고 느끼는데, 상급자는 깰려고 한게 아니라고 해도 하급자는 그렇게 느낄 수 있듯이 우리 취재에서 그 사람은 질책으로 들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냉전적 시각이라는 비판에 배 부장은 “군에서 하는 일상적 훈련이고, 태안반도 남쪽 지역의 소규모 훈련인데 국방일보가 이를 보도했다고 북한이 문제삼는 것도 이상하지만,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인데, 이를 불러서 굳이 뭐라고 하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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