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공동대표들은 방송통신위원회 의견청취 자리에서 채널A 사건의 원인이 기자 개인의 ‘욕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채널A 의견청취 비공개 속기록 자료를 미디어오늘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공동분석한 결과 채널A 대표측은 일관되게 윗선이 개입한 검언유착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일탈로 인한 취재윤리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방통위는 채널A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의견청취 자리를 마련해 채널A 김재호, 김차수 공동대표에게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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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제보하면 수사에 선처를 해주겠다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특정인과 통화 녹취를 들려주며 검찰총장 측근 검사장이라고 소개해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채널A 대표측은 “해당 기자가 원래 이 사건이 아니었으면,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으면 4월 일본에 어학연수를 가게 되어 있었다”며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그리고 큰 기사를 한번 쓰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널A 대표측은 “또 이 취재를 할 때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회부 대부분이 코로나 취재에 집중한 상황이다. 그리고 법조팀은 사실은 기사를 거의 안 써도 되는 약간 휴지기같은 기간에 이 기자가 개인적인 취재 욕심 때문에 취재가 되어서 지금까지 진행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 디자인=안혜나 기자.
▲ 디자인=안혜나 기자.

채널A 대표측은 “보도본부에서 이런 취재방식을 3월22일 알게 되어서 그때 스톱을 시켰지만 아마도 그런 방식을 3월초 2월말에 알았으면 그때 스톱을 시켰을 거”라며 “해당 기자가 사실 되게 열심히 하는 기자다. 취재를 열심히 하는데 거기에서 점점 자기가 기사에 대한 욕심이 조금 도를 넘어서 취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방송통신위원들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방통위원은 “두 분 대표자께서 ‘기자 1명의 과도한 취재 욕심에서 일어났다’, ‘취재윤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 원인으로 보신다는 판단이라면 진상조사위의 결과치는 어떤 식으로 나올지 결국은 뻔한 수준과 내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동재 기자가 취재원에게 협박한 것을 인정하냐는 질의에 채널A 대표측은 “이철 대표가 봤다면 그런 느낌 받았을 거 같다”고 답했다.

재승인 심사에 대한 입장도 오갔다. 한 방통위원은 “채널A 기자가 취재원과 소통하고 또 만났던 것들이 2월 중순”이라며 “채널A 재승인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있었던 때인데 만약 재승인 심사가 이뤄지기 전에 이 사건이 알려졌다면 심사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는지” 물었다.

채널A 대표측은 “그것을 제가 가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만 (중략) 우리 기자가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한 것에 대해서 뼈 아프게 생각하고 도대체 왜 그런 사람한테 그런 편지를 보내고, 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을 만나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널A 대표측은 “의아스러운 것 중 하나가 법조기자가 법조인하고 통화를 하면 검언유착이 되고 그러면 정치부 기자가 정치인과  통화를 하면 정언유착이 되는 것인가 사실은 그런 생각도 든다”고 했다. 

방통위원이 “심사평가에 영향을 안 미쳤다는 건가”라고 거듭 묻자 채널A 대표측은 “그것은 제가 어떻게 알 수 없을 것 같다”며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입장을 설명드릴 뿐이지 그것에 대한 처분은 심사위원님들께서 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분명한 답이 나오지 않자 방통위원이 “승인 취소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표로서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다시 물었다. 채널A 대표측은 “어떤 부분은 저희가 심각하게 문제가... 저희 기자가 취재를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채널A 대표측은 채널A 재승인 심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널A 대표측은 “저희도 진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중략) 저희가 계속해서 벌점을 줄여나가고 왜냐하면 객관적으로 채널A가 객관적이냐 아니냐 하는 건 결과로 (심의로 인한 평가) 벌점 수치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50몇점에서 9점으로 줄였다. 엄청난 발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널A 대표측은 “그런데 죄송스럽게도 그것까지 생각을 못했다. 우리 기자들의 취재윤리를 교육시키고 이 친구들이 무리한 취재를, 아무리 기사 욕심이 있어도 그렇게 무리한 식으로 취재를 하면 안 된다는 것들을 교육해나가는 기회를 솔직히 말해서 저희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방통위 속기록에 질문자와 답변자의 이름이 가려져 있어 맥락상 파악이 힘든 경우 방통위원들은 ‘방통위원’ 채널A 공동대표들은 ‘채널A 대표측’으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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