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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되다
넷플릭스 ‘킹덤’ 되다
[미디어오늘 창간25주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방송국’ 국내 이용자 600만명 
국내 드라마 해외판권 싹쓸이 “의존적 구조 우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시즌1과 시즌2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했다. ‘조선시대 좀비물’의 성공에 국내와 해외 모두 열광했다. 최근 등장한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대본, 연출, 연기는 말할 것 없고 작품의 주제와 사회적 함의까지 이미 세계적 수준”(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이라는 호평 속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연출자는 MBC 드라마PD였던 김진민 감독이다. 그가 MBC에 있었다면 각종 욕설과 폭력으로 무장한 학원물을 연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바야흐로 넷플릭스의 시대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설국열차’를 오는 25일 공개한다.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최근 미국에서 흥행 돌풍 중인 ESPN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클 조던-더 라스트 댄스’도 11일 한국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일본 애니 매니아를 위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공각기동대 SAC2045’도 최근 공개됐다. 올 초부터는 1일 단위로 TOP10 시청 순위를 집계하며 이용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한 장면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한 장면

넷플릭스는 190여 개국에서 1억8300만여 개의 유료 계정을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으며, 광고나 약정 없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홍보문구다. 2016년 국내에 진입한 넷플릭스는 인터넷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스마트폰 이용률에서도 세계 1위인 한국 사회에 안착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결제금액 추정치는 3월 기준 362억원, 결제자는 272만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3월 같은 조사에서 결제금액 추정치가 34억원, 결제자가 26만명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2년 사이 수치가 10배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 39%, 30대 25%, 40대 18%, 50대 이상이 18% 순이었다. 보통 1명이 결제하면 2~3명이 계정을 사용할 수 있어서 업계는 실제 이용자는 600만명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광고시장의 타격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애초부터 광고가 없는 구독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21일 발표한 넷플릭스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주당 순익(EPS)은 1.57달러, 매출은 57억7000만 달러였으며 신규 유료 가입자수는 1577만명를 기록하며 예측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OTT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 사진=와이즈앱 제공
▲ 사진=와이즈앱 제공

지상파에 있는 유명 드라마PD A씨는 “쓰나미 앞에서 나는 저 파도가 싫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넷플릭스는 쓰나미”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지상파에서 광고를 감내하며 드라마를 봤지만 이젠 광고를 안 보고 드라마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채널이 생겼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 돈을 내고 넷플릭스는 광고를 피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광고로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는 시대도 끝났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오늘날 국내 드라마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일본 넷플릭스에서 시청 1위를 기록한 tvN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해 ‘이태원클래스’(JTBC), ‘더킹-영원한군주’(SBS),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하이에나’(SBS), ‘킹덤’(넷플릭스), ‘인간수업’(넷플릭스) 등 시청 순위권에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 넷플릭스의 제작 투자를 받았거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가는 여정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콘텐츠 제작의 최우선 기준으로 두는 넷플릭스는 좋은 이야기라면 장르나 국가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투자한다. 덕분에 한국의 재능 있는 이야기꾼들은 넷플릭스와 함께 개성 넘치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건교사 안은영’,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좋아하면 울리는’과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가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제작 이전단계 투자 △제작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방식으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끌어오고, 해외판권을 얻는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투자를 받은 ‘동백꽃 필 무렵’은 국내에선 KBS 드라마였지만 해외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청하게 된다. 반면 JTBC ‘스카이캐슬’처럼 방영권만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초 JTBC, 스튜디오 드래곤, CJ ENM과 다년 계약을 맺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밝힌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투자전략은 국내 드라마 이용자들의 시청패턴을 바꿨다. 예컨대 넷플릭스 투자가 있었던 MBC 드라마 ‘봄밤’의 경우 본방송 이후 몇 시간 만에 넷플릭스에 최신 방송분이 올라오면서 본방송 시간대를 맞추기 어려운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생방송 시청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기다렸다 당일 늦은 밤 시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 ‘동백꽃 필 무렵’ 같은 인기드라마를 종영까지 기다렸다 몰아보는 시청행태도 보편화 됐다. 

앞서 한국드라마 해외판매시장은 ‘겨울연가’ 이후 일본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었으나, 혐한 분위기로 길이 막힌 뒤 중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사드 사태 이후 중국도 막히면서 해외판매 수익이 멈췄다. 배우들의 몸값은 계속 올랐고, 주 52시간 노동까지 법률로 정해지며 제작비가 상승했다. 이 상황에서 해외판매 매출 대부분을 메워주는 파트너로 넷플릭스가 등장했다. 이 같은 넷플릭스에 대한 업계 반응은 복잡하다. 

▲ 해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등장하는 ‘사랑의 불시착’. 사진=tvN
▲ 해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등장하는 ‘사랑의 불시착’. 사진=tvN

지상파에 있었던 유명 드라마PD B씨는 “넷플릭스는 양날의 검이다. 좋은 투자자로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장르적 다양성을 가져왔고 제작비도 한 때 70%까지 대줬다. ‘미스터선샤인’(tvN) 제작비 400억 중 300억을 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판매만 되면 무조건 돈을 벌었다. 하지만 지금 해외판권을 담당해줄 만한 곳이 넷플릭스밖에 없어서 의존적 구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송협회 관계자는 “킬러콘텐츠 제작능력을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있다. 지상파가 콘텐츠를 만들 유일한 주체인데 돈은 말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장르적 다양성에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파악’을 마치고 연출자들에게 주로 로맨틱 코미디물을 요구하고 있어 장르적 퇴행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사랑의 불시착’이 최근 미국 넷플릭스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일례다. 드라마PD B씨는 “넷플릭스가 결코 선의를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니다. 이제 제작비도 점점 낮게 책정하며 제작사 길들이기에 나섰다. 한국사회 문제를 다루려고 하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가 안 된다”고 전하며 “결국 넷플릭스는 다국적 자본일 뿐”이라고 했다. 

제작능력이 있는 방송사들은 웨이브나 티빙 같은 자체 OTT를 살려야 하지만 넷플릭스에 자사 콘텐츠를 판매하며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때문에 국내 업계가 향후 드라마 제작 투자와 해외 유통에서 독점적 힘을 갖게 될 수 있는 넷플릭스에 대항할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PD B씨는 “과거 지상파 독과점 시대를 경험한 이들의 머리에서는 절대 위기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젊은 구성원들이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향후 전선의 시작점은 뜻밖에도 망 사용료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CP(콘텐츠사업자)처럼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해외CP가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 KT·SKB·LGU+)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네이버의 망 사용료는 2017년 기준 1141억원으로 알려졌다. 최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놓고 소송에 나선 가운데, 방통위의 정책 방향은 국내CP와 같은 동일규제로 기울어져 있다는 관측이다. 

▲ 넷플릭스 로고
▲ 넷플릭스 로고

지난해 12월5일 국회에서 열린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방안 공청회에서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2018년 국내 무선 트래픽은 458만 테라바이트로 2015년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망 이용계약은 통신 사업자에게 적정한 망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투자비 회수의 방안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불공정행위와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규율을 마련하는 것 또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수조 원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 글로벌CP에 대해 그냥 속수무책이었다”며 정부 부처를 질타했고, 이날 과방위는 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를 두고 매일경제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망 무임승차’에 제동이 걸릴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업계는 망 사용료 외에도 면허세 개념으로 등장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콘텐츠진흥기금으로 바꾸고 넷플릭스·유튜브 같은 해외 사업자에도 콘텐츠진흥기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넷플릭스에 대한 향후 국내 대응은, 곧 국내에 진입할 또 다른 해외OTT사업자인 디즈니, 애플TV, 아마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 밖에서 장르적 다양성을 이어가며 작품성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실시간에 국한된 낡은 ‘방송’ 개념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 한편 넷플릭스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방송국’에 필요한 정책을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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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5-13 15:02:28
예전부터 말했지만, 독점은 사회를 파괴한다. 그러나 해외 OTT가 넷플릭스 하나뿐인가. 유튜브, 아마존, 애플, 디즈니 등 다양하다. 우리가 여기서 무역장벽을 높인다면, 세계 모든 나라에서 관세를 높일 것이다. 장르의 일방적 쏠림은 안타깝지만, 수요의 공백으로 전 세계 수요가 마른다면 한국에는 큰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대한민국은 무역의존도가 70%가 넘고, 대부분 흑자를 내고 있다. 이를 G20가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가 무역 관세를 높이니까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되던가. 한국도 타격을 받는다. 무역흑자와 이익만 생각하지 마라. G20 출범한 이유도 파는 만큼 사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수출하고 수요를 줄인다면 제2의 플라자 합의가 한국을 때릴 수 있다. 이기적인 나라(오직 수출)는 세계가 금방 눈치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