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조지는 기사’가 사람들을 팍팍하게 만든 건 아닐까”
“‘조지는 기사’가 사람들을 팍팍하게 만든 건 아닐까”
[유튜브 저널리즘 ⑥-3] 박호걸 국제신문 영상제작팀장, ‘관찰카메라’로 지역의 훈훈함 전하는 국제신문 유튜브

“남는 밥 있으면 주실 수 있습니까?” 한 남자가 식당을 찾아다니며 이렇게 말한다. 오늘 일을 못 나갔다며 식당에 공짜밥을 부탁했다. 반응은 어땠을까. “앉으소” “칼국수 한 그릇 드릴까? ” “네, 드릴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냉랭한 곳도 많지만 무덤덤하게 밥을 내어 주는 곳도 적지 않았다.

국제신문 영상제작팀의 신년 기획 ‘부산온(ON·溫)’의 한 장면이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 언론사들이 각을 잡고 비판하는 걸 넘어 따뜻한 부산의 모습을 알리고 싶어 시작한 관찰카메라 콘셉트다. “30대 밥구걸, 부산시민 반응은?(감동주의)”영상은 170만 조회수를 넘기며 주목을 받았다. 식당의 주소와 이름을 알아내 공유한 댓글이 상위에 올랐다. 기획 시작 넉 달 만에 총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국제신문은 2020년 신년 기획으로 따뜻한 부산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부산온(ON·溫)’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편의 영상 총 조회수가 1000만회를 돌파했다. 사진=국제신문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국제신문은 2020년 신년 기획으로 따뜻한 부산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부산온(ON·溫)’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편의 영상 총 조회수가 1000만회를 돌파했다. 사진=국제신문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국제신문은 국제신문 채널과 버티컬채널 ‘비디토리’를 합쳐 7만여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다. 유튜브채널 ‘국제신문’은 박호걸 팀장이 총괄 기획을 맡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4일 박호걸 팀장과 유튜브채널 운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구독자가 늘었다.

“2012년부터 유튜브채널을 운영했다. 한동안 뜸하다가 1월1일부터 신년기획 부산온을 시작하면서 ‘국제신문’ 채널 운영에 다시 박차를 가했다. 기존 구독자가 2만4000명이었는데, 부산온 기획 이후 구독자가 많이 늘어 4만여명이 됐다. 2019년 9월1일 버티컬채널인 ‘비디토리’도 개설했다. 구독자가 3만명이 넘는다. 국제신문 채널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콘텐츠, 비디토리 채널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부산온’ 기획이 조회수 1000만이 넘었다.

“사람들이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직 세상이 좀 살만하다’ ‘좋은 이웃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이런 걸 느끼려면 ‘관찰 카메라’ 형식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론사가 소위 말하는 ‘조지는 기사’, 즉 고발성 기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기사들만 쓰는 건 사람들을 너무 팍팍하게 만드는 것 아닌지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신문은 버티컬채널 비디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영상을 제공한다. 사진=비디토리 채널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고수를 찾아서' 시리즈 콘텐츠 화면 갈무리.
▲국제신문은 버티컬채널 비디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영상을 제공한다. 사진=비디토리 채널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고수를 찾아서' 시리즈 콘텐츠 화면 갈무리.

-‘비디토리’는 시작에 단계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콘셉트의 채널인가.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다. 신문사는 사회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유튜브채널 콘텐츠도 비교적 엄숙한 면이 있다. 비디토리는 단순히 ‘재미’를 추구한다. 신문사 냄새 안 나게 영상을 만들고 있다.”

-지역밀착형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고 있나.

“지역밀착형으로 접근하고 있다. 댓글을 보면 부산 사람 구독자가 많을 것이라고 유추된다. 일단 우리 목적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지역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또 하나는 많이 보거나. ‘부산온’은 제목부터 지역을 염두에 뒀다.”

-팀은 어떻게 운영되나.

“영상제작팀이 유튜브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생긴 팀이다. 제가 팀장이고 PD 4명, 작가 1명, 인턴 2명 등 총 8명이다.”

-독자층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국제신문 채널 구독자는 여성과 남성 비율이 50:50이다. 연령층도 고루 분포됐다. 반면 비디토리 채널은 남성 구독자가 90%가 넘는다. 연령층은 10~50대로 다양하다. 연령별 의미는 크게 없다. 아무래도 ‘고수를 찾아서’와 같은 섹션 때문인 것 같다.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관심 있게 보는 콘텐츠가 많은 것 같다.”

-지역 언론사에서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지역에 대한 의미를 떠나서 사람들이 많이 안 보면 힘 빠진다. 콘텐츠 조회수가 낮으면 압박으로 돌아온다. 의미 있으면서도 많이 보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성을 구현하는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제작비 지원이나 실비 지원 등을 했으면 좋겠다. 일부 지원이 있지만 장비에 국한한다. 영상 콘텐츠 제작 관련 교육이나 구글을 방문하는 등의 프로그램도 있으면 좋겠다.”

-그동안의 성과는.

“‘부산온’ 콘텐츠가 성과를 많이 냈다. 버티컬 채널에서는 ‘고수를 찾아서’ 성과가 상당하다. ‘고수를 찾아서’는 택견, 종합격투기, 태권도, 킥복싱, 씨름, 레슬링, 합기도 등 각종 체육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콘텐츠다. 국제신문 기자가 직접 고수들과 겨루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둘 다 자체 제작 콘텐츠다.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가 있으면 수익이 나긴 난다. 유튜브가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몇 가지 있다. 하지만 BGM이 들어간 콘텐츠는 콘텐츠가 풍부해져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수익 창출이 어렵다. 사회부 사건 기사를 엮어 만든 콘텐츠는 반응이 좋아도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가 아니다 보니 수익이 크게 안 된다.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채널은 되도록 세분화하는 게 좋다. 구독자들은 민감하다. ‘비디토리’ 채널 구독자들은 고수를 찾아서라는 섹션 콘텐츠를 주로 본다. 그런데 갑자기 부산과 관련된 콘텐츠가 나오면 의아해한다. 구독이 쉽지만, 구독 취소도 쉽다. 이탈 방지를 위해 대표 콘텐츠에 특화된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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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5-10 19:58:26
너무 실적에 목매는 거 아닌가. 이런 조회 수, 반응만 계속 보다 보면 어느새 선정적인 것만 찾아다닐 수 있다. 이건 그대들 잘못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에 비극일 뿐. 근데, 기자들도 욕심을 좀 내려놔야 한다. 그래야 공공성이 무엇인지 눈 뜰 수 있고, 수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대자본 앞에서 수익만 논하면, M&A의 타겟이 되고, 취약계층을 외면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기자의 가장 기본은 사회적 공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