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지역언론 유튜브 채널 ‘희망’ 쏘아올리다
지역언론 유튜브 채널 ‘희망’ 쏘아올리다
[유튜브 저널리즘⑥-1] 지역언론 열악한 여건 속 고군분투, 지역성과 대중성 동시 확보 과제

“경남지역 일간지 최대 신문 판매량! 도내 제1의 영향력을 가진 신문!...은 개뿔! 온라인 강화로 종이신문 구독자수는 날로 줄어들 거 같고 포털에서 지역언론 기사는 배제되기 일쑤! 답답한 맘에 속앓이를 하다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기자들이 나섰습니다.”

경남신문 유튜브 채널 ‘댓글줍쑈!’의 오프닝 멘트다. 언론의 위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지역언론의 위기감은 더 크다. 지역 언론사들은 독자를 찾아 앞다퉈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다. 

[관련기사: 2020 유튜브 저널리즘]

▲ 경남신문 유튜브 콘텐츠 '댓글줍쑈!'
▲ 경남신문 유튜브 콘텐츠 '댓글줍쑈!'
▲ 경남신문 유튜브 콘텐츠 '댓글줍쑈!'
▲ 경남신문 유튜브 콘텐츠 '댓글줍쑈!'

지역 뉴스, 유튜브에서 터졌다

사람들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유튜브에서 검색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언론에 ‘기회’가 찾아왔다. 경남 통영, 창원에서 치러진 2019년 재보궐 선거 때 MBC경남의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의 최대 동시접속자가 1만9000명에 달했다. 서울지역 언론사들이 지역 개표에 주목하지 않을 때 틈새를 노린 것이다. MBC경남은 지역 취재원을 활용해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막판 역전을 처음으로 공식화하기도 했다.

목포MBC의 손혜원 의원 부동산 관련 보도는 방송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기만 했는데 이례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SBS가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을 때 목포MBC는 ‘투기’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고, 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서울 매체에서 만든 ‘프레임’을 지역 매체가 반전시킨 대목은 상징적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리포트 조회수는 50만회를 돌파했다. 

현장 영상도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울산MBC는 울산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현장을 유튜브로 라이브 중계했는데 4만여명이 시청했다. 현장 영상을 주로 올리는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의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만이 넘는다. 고유정 공판(제주), 전두환 공판(광주),  고성산불(강원) 등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지역이슈가 나올 때마다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크게 올랐다.

▲ 지역언론 유튜브 지도. 디자인=이우림 기자.
▲ 지역언론 유튜브 지도. (클릭하면 확대된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취재 뒷얘기, 지역 사건 기획, 이색 선거방송 도전

지역 언론사들의 유튜브 콘텐츠는 다변화되고 있다. 기자가 출연하는 스튜디오물 토크 콘텐츠가 경쟁적으로 등장했다. 자유분방한 로컬 유튜브 토크쇼를 표방하는 목포MBC의 ‘낭만항구’는 지역 광고를 받을 정도로 안착했다.

취재 후기와 소통을 테마로 한 콘텐츠도 대거 등장했다. 부산KBS의 취재 뒷얘기를 하는 SNS 전용 ‘다락방’이 TV편성으로 이어졌다. 경남신문의 ‘댓글줍쑈!’는 젊은 기자들이 등장해 셀프디스를 하며 독자와 소통한다. 대구MBC는 KAL기 추정체 특종 이후 비하인드 영상을 연달아 제작했다. 경인일보는 ‘기자들의 기자회견’ 콘텐츠로 취재후일담을, LG헬로비전 강원 채널은 ‘기자가 간다’를 통해 혁신도시 등 지역 현안 취재 후기를 풀었다. KBS대전의 ‘현장영상K맨’은 유튜브 버전 카메라 출동이다. 

지역 언론사들은 빅 이벤트인 선거 국면을 맞아 선거 방송을 경쟁적으로 제작했다. MBC경남과 경남도민일보의 컬래버레이션 콘텐츠 ‘시사라이브 불독’은 JTBC ‘뉴스룸’처럼 TV편성과 더불어 유튜브를 활용한 연계 콘텐츠를 선보였다. 중부일보의 이한빛 기자가 파이팅 넘치는 발성으로 이슈를 해설하는 ‘격파남’(격전지 여론조사 파헤치는 남자)이나 전주MBC의 ‘기자적 참견시점’은 지역 선거 판세를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후보자를 초청해 술을 마시며 토크를 하거나, 막춤을 추거나 랩이나 노래를 시키는 등 ‘색다른 콘셉트’의 인터뷰 기획도 이어졌다.

▲ 강원일보의 유튜브 콘텐츠. '후보님 맥주 한잔 하시죠'
▲ 강원일보의 유튜브 콘텐츠. '후보님 맥주 한잔 하시죠'
▲ 중부일보 유튜브 콘텐츠 '격전지 여론조사를 파헤치는 남자'
▲ 중부일보 유튜브 콘텐츠 '격전지 여론조사를 파헤치는 남자'
▲ 매일신문 유튜브 콘텐츠 '야수의 이빨'
▲ 매일신문 유튜브 콘텐츠 '야수의 이빨'

지역 언론인 브랜드파워를 내세운 정치 유튜버형 콘텐츠도 선거 국면을 맞아 주목을 받았다. 시사 이슈를 해설하는 영남일보 송국건 기자 채널은 15만이 넘는 구독자를 갖고 있다. 매일신문 권성훈 기자가 진행하는 ‘야수의 이빨’ 콘텐츠는 보수 색채를 드러내는 시사 해설로 장수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국면도 지역 언론의 역할을 상기시켰다. 다수 지역 언론 유튜브 채널이 지자체 브리핑 결과를 라이브로 중계했다. 울산매일은 지역 내 중국인 혐오 문제를 조명했다. 중도일보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지도앱을 활용한 입체적 구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G1강원민방은 도민들의 응원 영상을 올렸다. 

지역 밀착형 기획 콘텐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제신문의 ‘부산온’ 시리즈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관찰카메라를 해 10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는 콘텐츠도 적지 않았다. 부산일보는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형제복지원 사건 생존자 인터뷰를 시리즈로 기획했다. 광주MBC는 신천지 세가 강한 광주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신천지 관련 인터뷰 시리즈로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인일보는 세월호 참사 후 6년 동안 팽목항에 머무르는 유가족을 조명했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39주기를 맞아 광주지역 방송사들은 유튜브로 5·18 관련 기획을 선보였다. 

‘스브스뉴스’처럼 젊은 세대를 공략한 채널도 생겨났다. KBS광주의 ‘플레이버튼’, KNN의 ‘캐내네’, 국제신문의 ‘비디토리’ 등은 지역의 장벽을 넘어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제주의소리가 만든 서브 채널 ‘제리뉴스’는 ‘씨리얼’처럼 현안을 시각화하고 음성을 덧붙여 해설하는 콘텐츠를 지역 밀착형 아이템으로 제작한다. 

▲ 제주의소리 '제리뉴스'.
▲ 제주의소리 '제리뉴스'.
▲ 부산일보 '살아남은 형제들' 기획.
▲ 부산일보 '살아남은 형제들' 기획.
▲ 목포MBC '낭만항구'.
▲ 목포MBC '낭만항구'.

“열악한 지역언론, 인력 요청하기 눈치 보여”

의미 있는 시도가 많지만 지속 가능한 실험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여력이 부족하다. 크게 주목받는 영상이 늘 나오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다수 지역언론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수익창출 기준에도 못 미친다.

박호걸 국제신문 영상제작팀장은 “사람들이 많이 안 보면 힘 빠진다. 콘텐츠 조회수가 낮으면 압박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야심차게 기획을 선보이지만 수십에서 수백 정도에 그치는 조회 수는 담당 인력을 좌절케 한다. 한때 기획 영상을 선보이다가도 중도 포기하거나, 주목도가 높은 연예 영상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남지역 한 신문기자는 “지역신문사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뉴미디어 부서에 많은 인력을 배치하기 쉽지 않다. 유튜브에 집중해 창의적인 기획을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했다. 호남지역 한 방송기자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현장이 있어 유튜브 라이브를 해볼까 생각했지만 할 수 없었다”며 “우리 카메라는 풀기자단이 정한 동선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고, 나는 취재를 해야 했다. 인터넷 방송을 하려면 인력이 1명 더 있어야 하는데, 1명 늘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 공영방송 뉴미디어 담당자는 “뉴미디어 사업 명목으로 인력을 빼면 기존에 있던 부서에서 일이 늘어나기에 예민해 한다”고 했다. 

쉽지 않지만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 지역 언론사들은 시행착오를 이어가고 있다. 천용길 뉴스민 편집장은 “홍준표 후보가 한동안 대구에 안 오다가 서문시장에 왔는데 기자들이 노트북을 펴고 타이핑을 쳤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언론에 유튜브는 블루오션이다. 영상을 찍지 않는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뉴스민은 취재기자가 현장에서 주목할 만한 상황이 생기면 영상 촬영과 편집을 우선 맡는다.

지난해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칼럼을 통해 경남도민일보 유튜브에서 조회수 1만이 넘는 138개 영상 중 2개(맛집)를 빼고는 모두 현장 영상이라고 설명하며 “왜 지역신문 유튜브가 잘 안 되는 걸까요? 그야 안 찍고 안 올리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확증편향 문제도 있지만, 영상 저널리즘의 무시할 수 없는 플랫폼으로 신뢰도가 공영방송을 제친 조사도 있다”며 “유튜브에 맞는 영상 저널리즘 형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지역 유튜버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거나 지역 매체 간 협업을 통해 양질의 뉴스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공동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은 지역언론 유튜브 채널과 한줄평(한줄평을 클릭하시면 해당 채널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 KNN
“스브스 넘보는 젊은 감각 ‘캐내네’ 전진배치”

부산MBC
“‘부산은 우째되노?!’ 구수한 사투리 선거방송 실험”

· KBS부산
“취재뒷얘기 ‘다락방’ SNS, 유튜브 거쳐 방송 진출”

· 부산일보
“기자 호구체험기에서 ‘형제복지원’ 증언 인터뷰까지” 

· 국제신문
“부산시민 실험카메라 ‘부산온’으로 대박”

· KBS창원
“‘꿀팁’ 콘텐츠로 몸 풀기, 개표방송에 서민 교수 섭외”

· MBC경남
“TV와 유튜브, 신문과 방송 벽을 깬 시사프로 ‘불독’”

·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넘어 지역 밀착 오디오 콘텐츠 개척”

· 경남신문
“셀프디스 넘치는 경남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댓글줍쇼’”

· 울산MBC
“뻔한 인터뷰? 후보자 ‘당선의 순간’ 노래와 접목”

· 울산매일 
“지역 의료진 주목하고, 중국인 혐오 발로 뛰는 취재”

광주·전남

· 광주MBC
“국악 오리지널, 100만 넘은 신천지 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

· KBS광주
“가벼운 뉴스브랜드 ‘플레이버튼’ 지역 벽 넘을까”

· KBC광주방송 
“작년엔 5·18 바로잡기 고군분투, 올해는 1020 위한 이슈해설”

· 남도일보
“지역 명소 꾸준히 전달하고 선거 땐 밀착취재”

· 전남일보
“시인, 학생, 노동자 등 평범한 시민을 꾸준히 담다”

· 광주일보
“기아타이거즈에 올인, 선수부터 코치까지 일일이 인터뷰”

· 목포MBC
“‘낭만항구’ 광고까지 붙는 간판 로컬 콘텐츠 거듭났다”

대구·경북

· 매일신문
“야수 앵커의 ‘보수’ 시사토크, 장수프로 자리매김”

· 대구MBC
“KAL기 추정체 특종 ‘비하인드’ 콘텐츠 집중 제작”

· 안동MBC
“후보자 탈탈 터는 ‘다까쇼’”

·TBC
“총선 후보자와 70분 깊은 토크 ‘이슈맨’”

· 영남일보
“브랜드 파워 송국건 기자 채널 구독자만 15만”

· 뉴스민
“지역민 속마음 듣고, 노동자 조명 유니크한 대안언론”

· 경북일보
“지역명소 스케치, 스카이뷰 관광 콘텐츠 꾸준히 제작”

전북

· 전주MBC
“‘기자적 참견시점’ 여론조사 분석 친절했다”

· KBS전주
“이색 인터뷰 경쟁? 전주 KBS는 후보자에게 랩 시킨다”

강원도

· 춘천MBC
“서브채널 ‘튜브54’로 지역 유명인물 집중조명”

· 강원일보
“독자 제보 영상 활성화, 총선 땐 후보자 술자리 인터뷰”

· G1
“뭉클하게 하는 코로나19 도민 응원영상 캠페인”

· LG헬로비전 강원
“재난방송으로 주목, 구도심 빈집·혁신도시 현안 해설 도전”

· 강원도민일보
“지역 행사, 사건사고 전념하다 이슈해설 ‘시동’”

· 원주MBC
“강원 뉴스 모음 ‘알랴줌’, 아나운서 예능도 런칭”

· MBC강원영동
“특강 전문 지식채널 ‘하우투’ 안착”

대전·세종·충청

· 중도일보
“코로나19 텅 빈 도시 조명, 확진자 동선 구글어스로 재구성” 

· 대전MBC
“대전예술의전당과 랜선 콘서트 컬래버레이션 눈길”

· KBS대전
“취재 뛰어드는 유튜브 콘텐츠, ‘현장영상 K맨’ 시동”

· MBC충북 
“진행자 막춤 추고 당선자 노래시키는 ‘엠보싱’ 런칭” 

인천·경기

· 중부일보
“업로드 잠잠하다 파이팅 넘치는 선거분석 ‘격파남 두각”

· 경인일보
“‘세월호 그 후’ 조명, 기자해설 서브브랜드 등 다양”

· 인천일보
“시사해설에 밀리지만 애완동물 출연 법률상식 토크 신선”

· 경기일보
“생생한 정치사회 현장 영상 꾸준히 업로드” 

· OBS
“뉴스 뒷얘기 영상+자막으로 전하는 ‘접속각”

제주

· 제주MBC
“유튜브 라이브 우선 로컬 교양프로 ‘와랑와랑 제주’”

· 제주의소리
“제주 현안 2분 속사포 설명하는 ‘제리뉴스’”

· 한라일보
“고유정 공판 때마다 생생한 현장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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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20-05-10 15:42:55
"모든 시민은 기자다." 말이 통하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 서로가 지식을 나누면서 더 깊은 관계를 맺는다면, 옳고 그름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지 않을까. 왜 기자가 됐는가?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는 깨어있는 시민이 많아야 한다. 너무 욕심을 내지 말고 이리저리 플랫폼을 바꾸면서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서로 환경을 알아야 말도 통하고 함께 참여하며 소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