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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 조작PD, 연예기획사에 증거 인멸도 지시? 
‘프듀’ 조작PD, 연예기획사에 증거 인멸도 지시? 
사기 혐의 구속기소 안준영PD 등 엠넷 제작진 4차 공판 
피고측 변호인단, 회사 차원의 ‘조작 지시’ 의혹 원천차단

CJ ENM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 순위조작사건 재판에서 시즌2부터 시즌4까지 연출을 맡았던 안준영PD가 경찰 수사 이후 자신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제공했던 연예기획사 관계자 3명을 만나 휴대폰 교체를 지시했다는 검찰 측 주장이 나왔다. 검찰 쪽 주장이 사실이라면 안PD는 수천만원 상당의 접대에서 어떠한 부정청탁도 없었다고 해놓고, 정작 당사자들에겐 ‘증거 인멸’을 요구했던 셈이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안준영 등 PD 3명의 사기 등 사건과 전·현직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의 부정청탁및금품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김영란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렸다. 구속수감 중인 안준영PD는 이날 시즌2 성공 이후 여러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유흥업소를 갈 정도로 친해진 것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공소장에 적혀 있던 일부 유흥업소 접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으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가리켜 “한 번도 술값을 계산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가 김영란법 적용대상인 줄 몰랐다”는 해명도 있었다.

당시 술자리를 접대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기획사 관계자들의 진술에 대해 안PD는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친한 형·동생 사이로 만났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획사 연습생의) 성적이 좋아서 생색을 낸 적은 있지만 특혜를 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안PD가 찾는 여성 종업원을 따로 술자리에 부르기도 했으며, 술자리에서는 “무조건 (우리 연습생) 방송 출연만 시켜달라”는 식의 부탁도 오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사는 “지원자가 3000명이 넘었다고 하던데 이 같은 얘기만으로 부정청탁이 오고 간 것 아니냐”고 추궁했으나, 안PD는 “해당 연습생은 101명에 포함 안 됐다”고 답했다. 

이날 PD들이 시청자투표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데뷔조를 정해놓고 순위와 득표율까지 결정해 놓았다며 조작 사실을 거듭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피고측 변호인단은 이 사건을 담당PD의 윤리 문제로 축소시키며 회사 차원의 ‘조작 지시’ 의혹을 원천차단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프로듀스101’ 시즌1~시즌3 작가였던 박아무개씨는 “조작이 있을 때마다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지만 안준영PD는 아무런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사실이라면 일명 ‘PD픽’은 내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셈이다. 

▲구속 수감중인 안준영PD(가운데)의 모습. ⓒ연합뉴스.
▲구속 수감중인 안준영PD(가운데)의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프로듀스101’ 시즌2~시즌4 담당PD A씨는 “제작·연출에 참여했던 PD로서 (순위조작)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이번 사건을 CJ ENM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아닌 소수의 일탈로 정의했다. A씨는 “특정 후보를 의도적으로 밀어주는 편집은 없었으며 관련 지시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며 “어떤 친구가 데뷔조에서 탈락했는지 지금도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즌1~시즌3 작가 박씨에 대해서는 “PD에게 불복할 때도 있었다”며 내부 평판이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답했으며 “내부에서 순위조작 이야기를 들었거나 조작한다고 느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안PD가 프로그램 성공에 많이 부담스러워 했다”며 개인 일탈을 강조하면서 “이제 PD와 연예기획사는 일방적 갑을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현재 엠넷 음악프로그램 PD다. 

안PD와 함께 구속수감 중인 김용범CP는 이날 재판에서 “시즌3의 경우 데뷔조를 구성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고 시즌2에 비해 화제성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며 “이대로 데뷔멤버가 정해지면 안 된다고 판단해 나를 포함한 PD 3명이 회의를 통해 데뷔조를 결정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결국 ‘프로듀스101’의 캐치프레이즈였던 ‘국민프로듀서’는 ‘국민사기극’이 되어 시청자 기만으로 돌아왔고, 검사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흔드는 치명상이 될 줄 예상하지 못했느냐”며 질타했다. 

이날 검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안PD가 서울 모처의 한 공원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3인을 만나 핸드폰 교체를 지시했다며 그 이유를 추궁하기도 했다. 이에 안PD는 “그런 (증거 인멸) 의도로 만난 게 아니다. 핸드폰을 바꿔 달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당시 만남의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안PD는 이날 “당시 포렌식 과정을 겪고 (내 핸드폰에서) 모든 게 다 나오는 게 신기했다”며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발언도 했다. 안PD는 사기 혐의 외에도 연습생 방송 분량 등을 위한 향응 접대 등 청탁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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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4-28 01:12:48
채널A 사건도 그렇고 다 꼬리 자르기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