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산한 의류업체 ‘포에버21’에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의류 업체들의 피해 호소가 지속되고 있다.

의류업체 ‘포에버21’에 의류를 납품하던 의류업체들이 꾸린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가 서울 광화문 TV조선 앞에서 시위한 지도 2주가 지났다. 이들은 이번달에 TV조선뿐 아니라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사장 거주지 근처에서도 두 차례 시위했다. 왜 의류업체 사장들이 TV조선 앞에서 시위하게 됐을까.

24일 오전에도 이들은 서울 광화문 TV조선 사옥 앞에서 시위를 했다. 이들은 ‘TV조선 2대 주주 포에버21 전 회장, 장도원은 1200억원의 채무를 이행하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팻말을 들었다. 그들은 “방상훈 사장은 TV조선 2대 주주 장도원에게 영세업체 1200억원 채무를 상환케 하라”, “TV조선 주식팔아 노동자들 월급줘라”, “TV조선 주식 안에 악마의 돈 숨어있다”, “납품하고 돈 못받고 노동자는 배고프다” 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지난해 ‘포에버21’이 파산했고, 납품비를 받지 못한 의류업체들은 장도원 전 대표가 납품비를 낼 정도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나 파산신청을 하면서 채권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하고 있다.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TV조선 사옥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TV조선 사옥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마흥삼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14개 업체와 미국의 10여개 한인 업체는 포에버21의 경영 부실로, 2019년 9월19일 부로 미 연방 파산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신청을 했다. 미국 소재인 포에버21의 총 채무는 약 114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 국내 업체는 925억원, 미국 내 한인 업체의 채무는 250억원이다. 마 대표 역시 1531만 달러(약 188억 원)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마 대표는 “포에버21은 2019년 12월 중순부터 대금 지급을 거의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며 “납품 업체들은 섬유제품 제조 과정의 특성상 완성 기간이 3-4개월 걸리기에 악성 재고 보유를 피하기 위해 물품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 업체들은 이 사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포에버21의 말을 굳게 믿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2월10일 포에버21은 인수자 채무 불이행을 전제로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마 대표는 “결국 전 세계의 모든 공급자들에게 아무런 채무 이행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으로 법적 절차를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14개 업체와 미국 현지 10여개 업체는 대부분 직원수 5~2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영세 업체”라며 “2, 3년 전부터 시작된 포에버21의 물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인해 엄청난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그는 “대부분의 업체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의 노동자들 약 3만명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장 회장은 한국 TV조선의 2대 주주로 300억원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합법을 빙자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은 한 푼도 지지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는 3월13일부터 미국 LA의 장 회장 소유 교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고 그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한국으로 들어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마 대표는 4월14일과 17일에는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사장의 거주지 근처에서도 시위를 진행했다.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는 조선일보 간부의 거주지 앞에서도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제공.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거주지 근처에서도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제공.

24일 TV조선 앞에서 시위를 하는 한 의류업체 대표 정 모씨는 미디어오늘에 “이번 사태로 인해 생계가 너무 어렵다. TV조선의 2대 주주인 장씨가 부도덕한 부분이 있으니, TV조선 측도 이를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장씨에게 해줬으면 한다”며 “TV조선에도 4월 초 이런 내용을 담은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답이 없다”고 전했다.

‘포에버21채권단협의회’ 측은 “장 회장 측은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갔다. 그의 재산을 환수할 수 없다는 것, 어떤 처벌을 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포에버21과 연루된 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하면 그 금액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어서 시위할 수밖에 없다”며 “너무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TV조선의 주식을 팔아서라도 벤더들에게 대금을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포에버21의 전 사장인 옥 모씨에게 입장을 받으려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