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닥칠 때 장애인과 취약한 이들에 훨씬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불평등하게 피해입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은 20일 오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애인이 걷기 편한 길은 비장애인도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장애인이 불편함 없이 마음껏 일상을 누리는 세상은 비장애인의 삶도 풍요롭다”며 “장애인의 날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는 정신을 되새긴다”고 썼다.

대통령은 우리 몸의 중심이 머리도, 심장도 아니고 ‘아픈 곳’이란 말이 있다며 우리 공동체의 중심도 ‘아픈 곳’이고, 아픈 곳이 나으면 사회 전체가 낫게 된다고 해석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잘 사는 길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다”며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들에게 재난은 훨씬 가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털어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2월21일 발달장애인예술단 ‘그랑’의 연극 ‘군산, 1919년 그 날’을 관람한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2월21일 발달장애인예술단 ‘그랑’의 연극 ‘군산, 1919년 그 날’을 관람한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재난이 닥쳤을 때 장애인에게는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마스크와 같은 방역물품은 어떻게 공급되어야 하는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때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돌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온라인 수업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들었다. 그는 “좀 더 세심해져야만 그나마 재난 앞에서 조금은 더 평등해질 수 있다”며 “정부는 ‘코로나19’를 교훈 삼아, 재난이 닥칠 때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불평등하게 더 큰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은 “당장 일상의 불편과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내주신 많은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정책적 노력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분명 위기이지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체감하는 기회가 됐다”며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점이 참으로 고맙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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