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끝난 지 3일차다. 주말 신문들은 낙선자들 실패담을 담았다. 조선일보는 1면에 “야 30대 낙선자에게 듣는다”는 기사를 배치했다. 야당 30대 낙선 의원들을 통해 미래통합당을 ‘꼰대당’, ‘영남당’ 등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패자의 반성문’이라는 기사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골수 우파에만 매달렸다”는 반성을 전달했다.

동아일보 역시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을 인터뷰해 통합당이 ‘꼰대당’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역시 ‘수구적 보수’ 문제를 지적했다.

다음은 18일 주요 종합일간지 토요판 1면 총선 관련 기사 제목이다. 총선 기사가 1면에 없는 신문의 경우 머리기사 제목을 썼다.

경향신문 “약자 편에서 뚜벅뚜벅… 이제, 우리 목소리 내러 갑니다”
국민일보 “‘코로나 고용대란’ 취약계층 덮쳤다”
동아일보 “‘열린우리 실패 반성’ 여당, 협치내각 구상”
세계일보 “총선 끝나자… ‘윤석열 흔들기’ 나선 여권”
조선일보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놓고 꼰대당, 反文만 외치다 폭망”
중앙선데이 “일자리·공정·안전, 눈앞에 놓인 숙제 셋”
한겨레 “지역주의 회귀? 영남 민주당 득표율은 올랐다”
한국일보 “김종인 ‘연말까지 임기 보장 땐 비대위원장 수락’”

18일 1면 조선일보 기사 “청년들 죄다 험지 보내놓고… 꼰대당, 反文만 외치다 폭망”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담겼다.

조선일보는 미래통합당의 30대 후보들인 이준석(35·서울 노원병), 김재섭(33·서울 도봉갑), 박진호(30·경기 김포갑) 후보와 이윤정(33·경기 의왕·과천) 예비후보, 조성은(32) 선거대책위 부위원장과 인터뷰했다.

▲18일 조선일보 2면.
▲18일 조선일보 2면.

이들은 “‘꼰대당’ ‘영남당’ 지적은 너무 많이 해서 이젠 입이 아플 정도지만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노땅 현역’들은 영남 등 안락한 지역구에서 모두 당선되고, 청년들은 모조리 수도권 험지로 보냈다”고 비판했다.

조성은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좌파 독재’라는 구호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태극기 세력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모습은 대다수 국민 눈에 그저 혐오스러웠을 뿐”이라고 태극기 세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영남’, ‘5060 남성’, ‘법조인’ 등 당 주류에 대해 “일반 대중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n번방 호기심’(황교안) 같은 발언이 끊이질 않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른바 ‘막말 의원’들이 대거 낙선한 데 대해서도 “국민이 수준 미달의 ‘불량 제품’을 분리수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한국일보 4면.
▲18일 한국일보 4면.

한국일보도 4면에 “통합당 패자 3인의 반성문 ‘골수 우파에만 매달렸다’” 기사를 보도했다. 서울에서 낙선한 이혜훈(동대문을), 김용태(구로을), 이준석(노원병) 후보에게 보수 참패 이유를 물었다. 이 후보는 “중도층이 아닌 골수 우파를 향한 메시지만 냈다”고 비판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당이 차명진 막말 사태에 머뭇거린 모습을 지적했다.

김용태 후보 역시 “국민의 미래 책임질 능력도 품격도 없었다”며 반문만 내건 것이 문제라고 했다. 정책이 없었다는 것. 이준석 후보 역시 “‘반(反) 문재인’을 우리 정체성이라 착각했다”고 전했다.

▲18일 동아일보 5면.
▲18일 동아일보 5면.

동아일보 5면은 “비대위 또 만든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통합당 해산이 처방”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며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 해산을 주장해 보수진영에 충격파를 던진 김세연 의원의 예측이 맞았다는 것.

김 의원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세상 바뀐 줄 모르고 과거에 안주하거나 각자의 환상 속에 빠져 ‘꼰대 짓’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들은 우리 당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미래통합당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18일 세계일보 3면.
▲18일 세계일보 3면.

세계일보 역시 3면 기사 “성찰 없는 ‘수구적 보수’… 쇄신 주도세력 없는 게 더 문제”에서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를 인용해 “‘수구적 보수’에 대한 응징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통합당의 수구적이고 냉전적인 인식들, ‘문재인 하야’나 ‘박근혜 석방’ 같은 과도한 주장들, ‘태극기세력’과 결별하지 못하고 ‘아스팔트 우파’에 치우친 프레임이 심판당했다”면서 “보수가 몰락한 게 아니라 (통합당이)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문들의 지역주의에 관한 해설과 관점도 살펴볼 만 하다. 세계일보의 앞선 기사는 “미래통합당은 영남과 우파 지지에만 기댄 채 만년 야당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지의 기로에 섰다”고 보도했는데, 한겨레와 경향은 이날 ‘지역주의 회귀’를 주제로 다뤘다.

▲18일 한겨레 1면.
▲18일 한겨레 1면.

한겨레 1면 “지역주의 회귀? 영남 민주당 득표율은 올랐다” 기사를 통해 “일부 언론과 여권 지지층 안에서는 ‘영남 지역주의 부활’이란 진단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번 총선의 실제 표심은 지역 구도 부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한겨레는 “최근 세차례 총선에서 영남권의 민주당 득표율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영남 지역주의 부활’은 최다득표자 1명만 당선시키는 소선거구-단순다수대표제의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라고 분석했다.

▲18일 경향신문 4면.
▲18일 경향신문 4면.

경향신문도 4면에 “재현된 영호남 의석 쏠림, ‘낡은 지역주의’와는 달랐다” 기사를 배치해 “총선 결과를 지역주의 부활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며 “오히려 지역 내 세대 간 균열이 상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대 총선에 견줘 접전지 증가, 험지 출마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 등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16일 “되살아난 지역주의, 개탄스럽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선 “영호남 지역주의에 파열구를 냈던 20대 총선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균열을 보이던 지역주의는 다시 공고해졌다. 지역주의 타파의 흐름을 이어가기는커녕 퇴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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