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주차, 이주의 ‘나쁜 유튜브 채널’(4월2~8일)

1. 공감 대신 혐오, 희생자를 악용하는 자칭 ‘보수유튜브’의 현실

고성국TV <정론일침-실수하지 말아라! 했으면 빨리 잡아라!>(4월2일)에서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좌편향 친구들 맘 돌리기 정말 힘듭니다’라는 댓글을 읽은 뒤, 소위 보수유튜브 채널이 공통적으로 지닌 ‘좌파세력’에 대한 엇나간 인식, 각종 사실 왜곡을 어김없이 보여줬습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 : (이들의 마음을 돌려세우려면) ‘박근혜 대통령 너 탄핵시키려고 촛불 들었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봐 전부 가짜였잖아, 전부 가짜였잖아? 그리고 세월호 생각해봐라. 그게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냐? 그게? 그리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잖아. 그리고 광우병 생각해봐라. 광우병으로 지금 죽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니? 너 미국 소고기 안 먹니? 생각을 해봐라. 효순이 미선이 사건도, 그게 미군이 훈련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사고가 난 건데, 그것도 길에서 교통사고가 난 건데, 그 문제를 가지고 주한미군 철수를 시켜야겠니?’ 이런 식으로 쭉 한 20년간에 걸쳐 그들이 정말 진실과 진리라고 믿었던 그 모든 사안, 사안들을 다 다시 반론을 해줘야 되는 거예요. 반증을 해줘야 되는 거예요. 쉽지 않죠. (중략) 그래서 저는 대깨문들을 설득해서, 생각을 바꿔서 어떻게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찍게 만드는 것은 노력에 대비해서 그 효과가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이거는 자원낭비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월호가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냐고요? 그렇습니다만?

고성국TV를 비롯한 보수유튜브 채널들은 지치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이들이 허위사실을 쏟아내는 단골 소재도 매번 똑같습니다. 박근혜 탄핵, 세월호 참사, 2008년 광우병 사태죠. 이번엔 안타깝게 희생된 ‘효순이 미선이 사건’까지 추가했네요.

고성국TV가 칭한 ‘좌파세력’이 누구인지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 ‘좌파세력’이 다 거짓말을 한 것처럼 주장한 이 발언에는 사실에 맞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박근혜 탄핵의 경우 대체 뭐가 가짜라는 것인지도 말하지도 않았는데요. 박근혜 탄핵을 인용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문과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혐의와 특활비 혐의로 각각 25년, 5년을 선고받은 지금까지의 재판 판결문을 읽어보기는 했는지 의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 게 맞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터진 대규모 참사이며 그러한 재난 상황에서는 당연히 청와대가 컨트롤타워입니다. 그 컨트롤타워의 초기 사태 파악 및 구조 체계 관리가 부실했다는 것도 이미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에서 처벌을 받은 책임자는 사실상 없습니다. 당시 정부‧여당은 진상을 규명하려고 출범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마저 조직적으로 방해했고 심지어 특조위와 유가족을 향해 ‘시체팔이’, ‘세금도둑’ 등의 모욕적 프레임까지 씌웠죠. 당연히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2008년 광우병 사태에 대한 고성국 씨 주장도 틀려

“광우병으로 지금 죽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니? 너 미국 소고기 안 먹니?”라는 대목도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광우병 사태의 본질에서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발언입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 논란이 확산되고 국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던 것이 사실인데요. 이에 이명박 정부는 2008년 5월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부는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가 승인한 도축장에서 작업한 쇠고기만 수입하고 국내 특별점검반을 미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지만, 광우병 논란이 일기 전에도 이러한 과정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있었기에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일축하려 했지만, 완전하게 안전하다는 사실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죠. 

당시 대한의사협회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체계 유지’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에서 국민들이 요구했던 건 국민들의 건강권과 우리나라의 검역주권이었고, 국민들의 당연한 요구가 담긴 촛불집회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협상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태를 두고 ‘쇠고기 먹고 죽은 사람 있느냐, 쇠고기 안 먹느냐’고 따지는 것은 너무도 유치한 일입니다.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이 국내에 전파되었을 때도 국내 사망자는 없었으나 우리 당국은 철저한 검역 조치를 이행했습니다. 국민 건강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사망자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책무입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 관련 사실까지 왜곡한 고성국

이렇게 너무 당연한 사실들까지 굳이 다시 언급해야 하는 것이 소위 ‘보수유튜브’들이 만드는 허위조작정보의 현실입니다. 고성국 씨는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 관련 사실도 왜곡했습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은 2002년 6월13일 두 여중생이 주한미군 장갑차에 깔려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으로, 고성국 씨가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훈련 중 발생한 교통사고’가 아닙니다. 주한미군의 과실과 부실로 빚어진 참사에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못한 사건입니다. 

2002년 6월17일 유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서둘러 현장조사를 마친 미군은 6월19일 조사결과 발표에 ‘관제병은 소음이 심해 (운전병에게) 제때 경고할 수 없었다’고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거짓이었습니다. 2002년 7월2일 의정부경찰서가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은 진술조서에 따르면,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은 “사고 당시 중대장, 지휘부와 무전교신을 하고 있었다”, “관제병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얼굴을 돌렸을 때 그가 ‘신이여 정지’라고 고함지르는 것을 들었다”, “그때 차량 우측 바로 앞에 빨간 셔츠를 입은 소녀를 보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관제병 미노 페르난도 병장은 “도로 옆 언덕을 올라가는 민간인 두 명을 발견하고 운전병에게 경고했으나 부대장과 지휘본부 사이의 무전교신으로 (운전병이 이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관련자 진술과 미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당시 장갑차 탑승자의 무전장치가 고장 나면서 관제병이 운전병에게 경고를 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11월29일 확인된 우리나라 검찰 조%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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