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대학생단체가 연대해 ‘진저팀(김진태저격팀)’을 만들어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의 낙선운동을 도왔다는 일부 언론 의혹보도에 근거가 없는 허위보도라는 반박이 나왔다. 김진태 후보 측의 프락치 공작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뉴데일리는 지난 7~8일 세 차례에 걸쳐 강원도 춘천갑(춘천·철원·화천·양구갑) 총선 후보로 출마한 김진태 후보 낙선운동을 위해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연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결 고리는 허 후보-당원 김씨(인터넷언론사 기자)-대진연이다. 허 후보와 김씨의 연결점은 당원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다. 

뉴데일리는 민주당 춘천시지역위원회 단체카톡방 2년치(2018년 4월14일~2020년 4월3일)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민주당 춘천시지역위원장·강원도당위원장 등을 맡은 허영 후보는 당연히 이 단체카톡방에 있었다. 이 대화방에서 민주당원인 김아무개씨가 지난달 11일 ‘진저팀’ 결성을 제안했다. 

▲ 뉴데일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뉴데일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진저팀과 대진연 연결근거로 뉴데일리가 제시한 건 김씨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이다. 김씨는 페북 ‘전체공개’로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 속 청년들이 대진연 소속 학생들이라고 보도했다. 뉴데일리는 진저팀을 제안했던 대화방에 허 후보가 있었고, 김씨와 허 후보가 아는 사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뉴데일리 보도를 보면 선관위 관계자는 “고의적으로 선거운동 방해를 지시하거나 공모했다면 선거법 위반”이라며 “후보자가 지역위 소속 당원들의 행위를 알고 적극 방치했는지 등 명확한 사실관계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선대위는 지난 8일 해당 보도를 인용하며 “김진태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조직적으로 모의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선관위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다음날인 9일 조선일보는 1면과 4면 기사 ‘與후보·지지자 참여 카톡방 “대진연과 野 낙선운동 연대”’에서 이 내용을 보도했다. 

▲ 9일 조선일보 1면 기사
▲ 9일 조선일보 1면 기사

 

허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구체적인 반박 내용을 9일 미디어오늘에 보냈다. 

뉴데일리가 “민주당 춘천시지역위원회가 통합당 의원들의 선거운동을 전국적‧조직적으로 방해해 논란이 된 대진연과 결탁해 상대 후보 낙선운동을 해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허 후보가 상대 후보(김진태) 낙선이 목적인 단체 카톡방에 들어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는데 허 후보는 마치 허 후보가 대진연 대화방에 들어있었던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뉴데일리 보도에는 ‘허 후보가 김진태 규탄을 지시했다’는 대목도 나오는데 이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지난해 2월13일 대화 내용이다. 뉴데일리는 ‘진저팀이 당원들 동의를 얻어 결성한 소모임’이라고 보도했지만 허 후보 측은 “당원들이 동의한 적 없다”고 했다. 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자유롭게 대화하는 대화방이고 그 제안 이후에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 모른다”며 “시간과 주제가 다른 대화를 짜깁기한 날조 보도”라고 말했다. 

허 후보 측 관계자는 “뉴데일리 보도가 났을 때만 해도 터무니없는 내용이라 반박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고 선관위 인터넷 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신고하고 가만있었는데 오늘(9일) 조선일보가 1면에 보도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진연 측도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강원대진연은 “김진태 후보 측에선 안타깝겠지만 민주당과 대진연 사이엔 그 어떠한 관계도 없다”며 “학생들과 선거운동 방해를 모의했다는 민주당 김씨는 서울의소리 기자로 학생들의 시위를 취재했고 이 활동과 만남은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공개활동과 공개된 사진을 음모의 현장인 것처럼 왜곡하는 건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 강원 춘천갑에 출마한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 페이스북
▲ 강원 춘천갑에 출마한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 페이스북

 

김진태 후보는 대진연이 선거에 방해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데일리 기사를 공유하며 “대진연 학생들이 제 선거유세를 방해한 일이 있는데 왜 그러는지 의문이 풀렸다”며 “배후에 민주당이 있었군요. 절 떨어뜨리기 위해 이름도 섬뜩한 ‘진저팀’을 구성했다고 합니다”라고 썼다. 

이에 대진연은 김 후보가 지난해 5·18 망언한 것에 대해 사과와 반성할 생각이 없는지 지난달 12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질문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답을 주지 않고 지구대에 들어갔다가 현장을 떠나거나 김 후보의 보좌진이 대학생들에게 고성과 폭언을 내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울의소리 기자인 김씨는 ‘김진태 후보의 프락치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원들의 카톡대화방을 캡처해 발언 취지에 어긋나게 활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자신이 지난 5일 학생들과 찍어 올린 페이스북 사진에 대해 “서울의소리 취재차 방문했고 시위 끝나고 맥주를 한 잔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진저팀’을 제안한 건 사실이지만 실체가 만들어진 조직은 아니라고 했다. 김씨는 “이는 민주당 경선과정 이후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한 제안일 뿐”이라며 “나는 경선 때 민주당 춘천갑 지역구 후보로 허영 후보 말고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허 후보와 지인일 수 있지만 그와 긴밀한 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한 자신이 개인적으로 통일운동 등에 관심을 가져 대학생들과 활동하며 친분을 쌓은 건 맞지만 민주당원들이나 허 후보가 대진연 학생들과 조직적으로 통합당 후보의 낙선운동에 나선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허영 후보가 김진태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자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허영 후보 47.5%,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42.5%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선 보수 텃밭인 강원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가 고전하는 분위기라 무리하게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조사는 춘천MBC, 춘천KBS, 강원일보, G1강원민방, 강원도민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강원도 춘천갑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유선전화면접 9% 무선전화면접 91%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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