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변호사와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가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선방심의위·위원장 강대인) 위원으로 위촉됐다.

방통심의위(위원장 강상현)는 이날 오후 선방심의위 위원 2명을 위촉했다. 지난 2일 정당 추천 절차를 끝마쳤다.

▲박상병 선거방송심의위원이 지난 7일 천지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천지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천지TV 유튜브채널 갈무리.
▲박상병 선거방송심의위원이 지난 7일 천지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천지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천지TV 유튜브채널 갈무리.

지난 2월 바른미래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바른미래당 추천 김인원 위원(변호사)이 해촉됐고 교섭단체 지위를 얻은 미래한국당과 민생당이 각각 심의위원들을 추천한 것이다.

선방심의위는 국회 교섭단체와 중앙선관위, 방송사, 학계, 대한변협, 언론인단체,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추천한 위원들로 구성된다. 

정치권 위원은 교섭단체에서 1명씩 추천한다. 정치권 이해 당사자가 심의에 참여하고 견제할 수 있게 하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동수로 추천한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면서 ‘정치권 동수 추천’ 기준이 무너졌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은 1명인 반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경우 추천 위원 2명이 의결에 참여하게 된 것. 

더불어민주당도 미래통합당에 이어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지만, 교섭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위원 추천권이 없다.

앞서 미래한국당은 지난 1일 방통심의위에 권오현 변호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당시 권 변호사가 당적을 갖고 있어 방통심의위는 추천을 반려했다. 이후 미래한국당은 지난 2일 권오현 변호사를 탈당시키고 다시 추천했다.

공직선거법 선거방송심의위 조항을 보면 선거방송심의위 위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 당적이 있느냐 없느냐를 유일한 결격 사유로 따진다.

2017년엔 자유한국당이 류여해 수원대 법학과 겸임교수를 제19대 대통령선거 방통심의위 선방심의위원으로 추천해 논란이 있었다. 

류 교수는 한국당이 제작해 배포하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인사였다. 대선 국면에서 특정 정당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대변하는 사람이 선거방송 안건을 심의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민생당은 지난 6일 박상병 교수를 추천했다. 박상병 교수 역시 논란이 많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재보궐선거 당시 두 차례 선방심의위원을 역임했는데, 이번 21대 총선 선방심의위원으로 또 추천됐다.

▲박상병 교수가 지난해 1월달에만 출연한 프로그램 방송화면 갈무리. 위쪽부터 KBS 여의도 사사건건, KTV 국민방송 생방송 대한민국, OBS 뉴스 오늘, SBS CNBC 비즈플러스.
▲박상병 교수가 지난해 1월달에만 출연한 프로그램 방송화면 갈무리. 위쪽부터 KBS 여의도 사사건건, KTV 국민방송 생방송 대한민국, OBS 뉴스 오늘, SBS CNBC 비즈플러스.

박 교수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에 단골 패널로 출연해 정치적 견해를 밝혀왔다. 

2018년과 2019년 선방심의위원 위촉 당시 방통심의위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 박 교수는 천지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천지TV 진행자다. 박 교수는 ‘천지팟 보이는 라디오-박상병의 이슈펀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선방심의위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에 “오늘 오후 위촉 절차를 모두 마쳤다. 본인들이 원하고 일정이 맞으면 9일 선방심의위부터 안건 심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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