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언론의 코로나19 관련 ‘이름 짓기’에 경종을 울렸다.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감염 피해 노동자의 배우자 사망 보도를 언급하며 “‘구로 콜센터’가 아닌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로 불러야 한다”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8일 성명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잘못 지은 이름으로 인해 혐오가 보편이 되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 제대로 된 이름을 쟁취하는 그 자체가 노동자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며 운을 뗐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름 짓기가 중요한 또다른 배경은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며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알려진 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와 코로나19 명칭 변천을 예로 들었다.

“우리가 이 일을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기억한다면 책임 주체가 지역이었는지, 아니면 단지 사고였는지, 아무도 책임이 없는지 알기 어렵다. 잘못된 이름이 삼성중공업이라는 가해자를 잊도록 만들 수 있다. 이번 감염병에선 이미 모든 국가가 중국의 특정 지역 이름을 빼기로 합의했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콜센터 노동조합이 7일 서울 종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케이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에이스손해보험의 책임 강제를 촉구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제공
▲콜센터 노동조합이 7일 서울 종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케이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원청 에이스손해보험의 책임 강제를 촉구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제공

사무금융노조는 “이는 콜센터 노동자 집단감염 사태에 그대로 대입된다”며 “콜센터 노동자와 구로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지역의 이름을 빼야 하며, 원청과 자본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업장 이름을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언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노동자의 배우자가 이 병으로 사망하자 모두 ‘구로 콜센터’라고 보도했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 일의 책임은 지역이 아닌 원청 에이스손해보험에 있다. 생계에 매어진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우린 지역이 아닌 ‘누가’ ‘무엇 때문에’ ‘왜 그렇게 돼야 했는지’를 함축할 수 있는 이름을 불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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