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이 열린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창당되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뉴스공장에 출연한 적 없기 때문이다.

우희종·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들이 창당 직후인 지난달 9, 16, 18일 공동 출연하거나 최 대표가 같은 달 23일 출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TBS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게시자는 8일 “아무리 열린민주당이 싫어도 그렇지. 다스뵈이다에서 충분히 비토하면 됐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해도해도 이건 좀 너무 나가는 거 아닌가요”라고 글을 남겼고, 또 다른 게시자는 지난 3일 “사전 투표일이 일주일이 남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한 정당은 출연 한 번도 못하게 하고, 약속 잡아놓고 취소를 2~3번 했다고 하더군요. 장난합니까? TBS는 공중파 방송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뉴스공장 오늘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나오셨군요. 며칠 전 비례 1번 인터뷰도 나왔던데. 왜 열린민주당 김진애가 뉴스공장에 안 나오는지 이상하시죠? 지난 목요일 출연 약속이 취소됐고 오늘 수요일 출연 예약이 취소됐고, 다음주 월요일 예약을 다시 조정하고 싶다는데, 설마 끝까지”라고 글을 남겼다.

김 후보는 6일 통화에서 “KBS, MBC, SBS, YTN 등 각종 방송에 우리당 후보들이 출연하고 있는데 뉴스공장에 출연한 적은 없다”며 “뉴스공장 나름의 원칙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도 “우리당 후보들이 뉴스공장에 출연한 적은 없다. 김진애 후보의 경우 일정 조정이 되지 않거나 미뤄졌고, 일정이 너무 미뤄져 나가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 류호정 후보는 지난달 30일 출연했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번 윤주경 후보도 지난 2일 출연했다.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1번 최혜림 후보와 민생당 비례대표 1번 정혜선 후보는 각각 3일과 6일 출연했고, 민중당 비례대표 1번 김해정 후보도 지난 7일 뉴스공장 인터뷰를 가졌다.

▲ 방송인 김어준씨. 사진=TBS 홈페이지
▲ 방송인 김어준씨. 사진=TBS 홈페이지

앞서 진행자 김어준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열린민주당이 15%를 득표하면 7~8개 정도 의석을 가져간다. (진보진영이 가져갈 수 있는 의석) 20개에서 (열린민주당 의석) 8개를 빼면 12개인데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순번 1~10번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2석을 가져가게 된다”고 주장하며 열린민주당 약진에 불편함을 드러낸 바 있다.

김씨는 “만약 18개라면 민주당은 0석을 가져가게 된다. (열린민주당 의석이) 플러스 1될 때마다 (민주당 의석은) 마이너스 1이 된다. 그래서 제로섬이라고 한다. (민주당을 21대 국회에서) 제1당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더불어시민당 내 민주당 몫의) 후순위 비례 의석이 0석이 될 수 있는 가능성 그게 중요하다”며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의 경쟁을 우려했다.

이어 “더구나 지금쯤 더불어시민당의 선거 운동을 온라인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할 민주당의 핵심 지지자들, 지금쯤 시민당 후보들을 칭찬하고 여기저기 퍼뜨려서 외곽의 약한 지지자들에게 시민당이 훌륭한 당이라고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할 핵심 지지층이 지금은 ‘여기(더불어시민당)냐 저기(열린민주당)냐’ 이런 이야기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이게 가장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열린민주당 존재로 시민당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쓴소리를 던진 것. 

이와 관련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김어준 총수의 열린당 까는 정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려하는 사람도 많고 대응을 요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민주당 관계자와 더불어시민당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 총수 입장에서는 더(불어)시민당 지지율이 눈에 띠게 떨어지고 있으니 초조한 마음이 있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우리의 상대는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이라고 주장했다. ‘나는꼼수다’ 멤버들 간 이견과 갈등이 4·15 총선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

공영언론 TBS 진행자가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언행에 계속 비판과 뒷말이 나온다. TBS 제작진은 미디어오늘에 “일정을 조율했는데 열린민주당 측에서 못 나오겠다고 말씀하셨던 것”, “방송 제작하거나 구성할 때 투명한 기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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