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3월 4주차 종편 3사의 8개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다룬 선거 관련 대담의 주제를 분석했다. 양적 분석을 중심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아래 표와 같다.

▲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선거 관련 내용 분석 개요.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 선거 관련 내용 분석 개요.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 가까워오는데 선거 관련 방송은 줄어드는 종편 3사

3월 4주차 종편 3사의 선거 관련 방송시간은 전체 방송시간 3098분 중 664분, 약 21.5%였다. 2월 4주차에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라 5%까지 떨어졌던 선거 방송 비중은 이후 점차 상승해 3월 3주차 26.4%까지 기록했으나 선거가 임박한 3월 4주차에 오히려 21.5%로 다시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만 한 배경이 있다. 3월 4주차에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이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3월25일 가해자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종편 3사는 관련 대담에 몰두했다. 또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중심 의제로 선정하며 선거 대담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영향도 있었다.

▲ 종편 3사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중 선거 관련 대담 비율 주차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종편 3사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중 선거 관련 대담 비율 주차별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5일 중 단 하루만 선거 방송하는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것이 정치다>

개별 프로그램 별 선거 관련 대담을 확인한 결과, 일부 종편 시사 프로그램은 선거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특히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이것이 정치다>는 분석 기간 5일 중 3월23일을 제외한 4일은 선거 대담이 전혀 없었다. 두 프로그램은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과 코로나19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렇다고 해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이것이 정치다>이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을 제대로 보도한 것도 아니다. 가해자 조주빈이 언급한 유명인사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45분, <이것이 정치다>에서 44분 간 다뤘기 때문이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코로나19 관련 대담에서도 마스크 제작 업체 관련 음모론을 포함한 마스크 관련 대담만 34분이나 방송했다. 전반적으로 사안의 본질을 비껴가거나 왜곡하는 대담이 많았던 것이다.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프로그램별 선거 관련 대담 시간.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프로그램별 선거 관련 대담 시간.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를 ‘정당 논란’으로만 조명하는 종편 3사… 그나마도 소수정당은 외면

주제별 분석 결과에서는 3월 4주차에도 ‘정당 논란’이 약 70.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월 3주차의 약 80.9%보다는 낮아졌으나 선거를 ‘정당 논란’ 중심으로만 다루는 경향이 선거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정당‧후보별 의혹과 논란은 당연히 다뤄야 하지만 선거 방송에서 그것만 다뤄서는 안 된다.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 정보, 정책‧공약, 유권자 의제, 선거법 관련 정보 등 언론이 반드시 유권자에 제공해야 하는 정보는 ‘논란’말고도 많다.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중 선거 관련 주제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세부 주제별로 보면 ‘야당 논란’이 277분, 약 41.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야당 논란’은 3월 3주차에 이어 ‘정부‧여당 논란’보다 비중이 높았다. 종편 3사가 선거마다 줄곧 ‘정부‧여당 논란’만 조명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정당 논란을 다루는 대담에서도 소수정당은 등장하지 않았던 점은 매우 아쉽다. ‘야당 논란’을 정당별로 분석한 결과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다룬 대담이 134분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린민주당 관련 대담이 98분으로 뒤를 이었다. ‘야당 논란’을 다룰 때도 사실상 거대 양당만 언급한 셈이다.

소수정당에 대한 대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가혁명배당금이 9분, 민생당 8분 등 단발성으로 잠깐 언급된 것이 전부다. 그 내용 역시 국가혁명배당금 허경영 대표의 대규모 강연회 논란, 민생당 김동철 후보의 ‘이낙연 마케팅’ 등 선거와 직접적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가십에 가까운 내용이 많았다. 즉, 원내와 원외를 가를 것 없이 소수정당은 정당 논란에서조차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이다.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선거 관련 대담 중 ‘야당 논란’ 정당별 시간.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선거 관련 대담 중 ‘야당 논란’ 정당별 시간.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아무리 다른 주요 이슈 있다지만… 종편 3사 선거 대담 ‘태부족’

방송사 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TV조선‧MBN이 채널A에 비해 선거 관련 방송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TV조선은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2월 3주차를 제외하면 선거 관련 방송의 비중이 20%를 넘은 적이 없다. 2월 4주차 4%, 3월 1주차 10.8%, 3월 2주차 14%, 3월 3주차 17.3%에 이어 3월 4주차에는 12.2%였다. TV조선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주요 이슈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MBN 역시 3월 4주차 선거 방송 비중이 18.5%로 32%의 채널A 비해 상당히 부족했다. MBN은 2월 4주차 5.8%, 3월 1주차 11.3%, 3월 2주차 21.6%, 3월 3주차 25.4%로 서서히 선거 비중을 높여왔으나 3월 4주차에 10%나 대폭 감소했다.

채널A는 3월 4주차 선거 관련 방송 시간 비율이 32%로 TV조선‧MBN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다만 채널A도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의 영향으로 3월 3주차 36.8%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그래도 선거를 완전히 부차적 이슈로 취급하고 있는 TV조선‧채널A보다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충실하다.

▲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방송사별 선거 관련 주제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3월23일부터 27일까지 3월 4주차 종편 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방송사별 선거 관련 주제 분석.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3월23~27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 시간 계산의 경우 31초부터 올림, 비율 계산의 경우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기준
※ 정규 편성이 뉴스특보로 구성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 프로그램의 진행자와 출연자가 일치한 경우만 통계에 포함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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