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다가오며 낯 뜨거운 선거 보도들이 눈에 띈다. 후보자 자질이나 정책·공약을 검증해야 하거늘 특정 후보 편에 선 듯한 보도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시스는 지난 6일 오후 “김태호 후보 ‘무릎꿇고 살려달라’며 읍소… 군민들 눈시울 공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태호 후보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는 내용이다.

▲ 뉴시스는 지난 6일 오후 “김태호 후보 ‘무릎꿇고 살려달라’며 읍소… 군민들 눈시울 공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화면 갈무리.
▲ 뉴시스는 지난 6일 오후 “김태호 후보 ‘무릎꿇고 살려달라’며 읍소… 군민들 눈시울 공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화면 갈무리.

‘김태호의 눈물’은 여러 언론이 주목한 키워드다. 이 가운데 뉴시스는 “거창군민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환호와 박수로 응원했다”고 살을 덧붙였다. 포털 사이트 댓글 중심으로 비난이 거셌다. 현재 기사의 해당 대목은 “일부 거창군민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환호와 박수로 응원했다”로 수정됐다. 제목도 “김태호 후보, 무릎 꿇고 ‘살려 달라’ 눈물의 유세”로 교체됐다.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보도도 있다. 뉴시스는 지난 2일 인천 서구을 이행숙 무소속 후보의 이색 선거 운동을 소개했다. “잔다르크 복장”의 이행숙 후보가 말을 타고 인천 서구청역 사거리를 누비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의 상당 부분은 전직 서구청장 이훈국씨가 왜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 후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래도 전직 구청장의 캠프 합류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이 더 필요하다. 인천뉴스, 경인매일 등 지역언론 보도도 형식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 뉴시스는 지난 2일 인천 서구을 이행숙 무소속 후보의 이색 선거 운동을 소개했다. “잔다르크 복장”의 이행숙 후보가 말을 타고 인천 서구청역 사거리를 누비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보도 갈무리.
▲ 뉴시스는 지난 2일 인천 서구을 이행숙 무소속 후보의 이색 선거 운동을 소개했다. “잔다르크 복장”의 이행숙 후보가 말을 타고 인천 서구청역 사거리를 누비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보도 갈무리.

프레시안은 2일 “전북 군산의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후보의 부인이 쓴 편지가 시선을 끌고 있다”며 신 후보 부인의 편지를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신 후보 아내는 편지 서두에서 30년 전 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긴 길을 따라 전주시 평화동에 있는 전주 교도소로 10분간의 만남을 위해 아이 아빠를 만나러 가던 스물셋의 제 마음은 늘 회색빛이었다고 회상했다”고 보도했다. 홍보물에 가까운 내용이다.

경남일보는 5일 “박대출, ‘좋은 후보’ 선정”이라는 제목으로 “미래통합당 박대출 후보(진주갑)가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유권자운동본부가 선정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 ‘좋은 후보’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경남일보에 따르면 범사련은 좋은 후보 선정 기준으로 △국민과 나라 이익을 계파 이익보다 소중히 하는 후보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종복이 되고자 하는 후보 △살아온 과정을 통해 전문성과 헌신성을 입증할 수 있는 후보 △시민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와 기여도 △헌법적 가치와 철학에 투철한 후보 등을 꼽았다. 기준이 추상적이고 자의적이다. 

경남일보에 따르면 범사련은 “대표적 중도 보수성향의 시민운동 단체”라고 한다. 경남 지역 인터넷 언론들도 “미래통합당 진주갑 박대출, ‘좋은 후보’ 선정”, “진주갑 박대출 시민단체 선정 ‘좋은 후보’” 등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 프레시안은 2일 “전북 군산의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후보의 부인이 쓴 편지가 시선을 끌고 있다”며 신 후보 부인의 편지를 보도했다. 사진=프레시안 보도 갈무리.
▲ 프레시안은 2일 “전북 군산의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후보의 부인이 쓴 편지가 시선을 끌고 있다”며 신 후보 부인의 편지를 보도했다. 사진=프레시안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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