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토론회 녹화 중 토론규칙을 숙지하지 못해 사회자에게 불만을 제기하고 녹화를 중단케 한 일종의 ‘방송사고’가 빚어졌다. 그러나 이 장면은 7일 밤 본방송에서 전파를 타지 않을 예정이다. 정책과 무관한 내용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황교안 위원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첫 TV토론에서 코로나19 사태 평가와 대처 방안, 위성정당, 경제정책, 과거 탄핵 문제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 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발단은 황 위원장이 질문 기회를 추가 요구하면서다. ‘정책검증 토론’ 코너에선 각 후보가 상대방의 공약 발표를 듣고 질문을 주고받을 기회가 주어졌다. 후보는 첫 질문을 30초, 보충질문을 30초 하도록 돼 있었다.

황 위원장은 이 위원장이 광화문 확대 공약 발표를 마치자 질문을 2차례 던진 뒤, 다시 발언을 이어갔다. 황 위원장은 자신의 마이크가 꺼지고 사회자가 질문 기회를 소진했다고 제지하자 “보완 질문을 했지 보충질문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회자는 “개별 질문에 대한 보완 질문이 보충 질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황 위원장은 “룰이 다르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토론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황교안 미래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이 6일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TV토론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황 위원장이 자신의 공약 발표 차례에도 같은 문제 제기를 이어가자, 결국 사회자는 토론 일시 중단과 영상 판독을 요청했다. 주최측인 선거방송토론위가 나서 양당 후보 관계자와 현장에서 해당 장면을 판독한 결과, 사회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12분 가량 토론회 진행이 중단됐다.

현장에서 토론을 지켜보던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기자들, 캠프 관계자 등은 황 위원장의 거듭된 주장으로 녹화가 중단되는 사태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방송토론위는 현장에서 황 위원장의 문제 제기 대목을 방송에 내보낼지를 두고 현장에서 회의를 열었고, 과반 의견에 따라 모두 빼기로 결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시군구 선거방송토론위에서 토론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내용이라고 판단해 황 위원장의 관련 발언을 모두 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7일 밤 8시 티브로드 지역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이번 토론에서 녹화 중단을 불러온 ‘황교안 방송사고’의 전말은 방영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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