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신안군청 공무원이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로 파견을 나간 후 확진 판정을 받자 “목포 코로나 뚫렸다고 합니다”라고 쓴 네이버 지식인 게시글에 ‘해당없음’이 결정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통신소위·위원장 전광삼)가 6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관련 게시글 217건이 정보통신심의 규정 사회혼란 야기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1건에는 ‘시정요구’(삭제)를, 216건에는 ‘해당없음’을 결정했다.

▲지난달 13일 포털 네이버에 올라온 게시글.
▲지난달 13일 포털 네이버에 올라온 게시글.

신안군청 소속 공무원 A씨는 지난 2월25일 세종특별시 해양수산부로 파견을 나갔다. 해수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달 7~8일 1박2일 목포에 있는 자택을 방문했고 부모님 고향인 신안을 방문했다. 

지난달 10일 A씨가 근무하는 해수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해수부 소속 코로나19 확진자 B씨와 같은 사무실을 써온 A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A씨가 지난달 고향을 방문했을 때 밀접 접촉자 6명이 있었고, 이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퍼졌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밀접 접촉자 6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지난달 13일 ‘목포 코로나 뚫렸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네이버 지식iN에 올렸다. 게시글에는 “신안 군청에서 일하시는 분이 발령 갔다가 확진자가 되어서 왔다고 해요. 계속 출퇴근을 했고 부모님은 목포 터미널 부근에 거주하시고 군청에서 일하시는 분은 포미 쪽에 산다고 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다른 누리꾼들은 “확인된 내용인가요? 목포시에는 13일 00시 기준 목포 코로나 확진자 0명이라고 하던데요. 목포 코로나 가짜뉴스 퍼트리시면 안 됩니다” “신안군, 목포시 보건소 문의 결과 가짜뉴스라고 합니다. 증거도 없이 선동하지 말아주세요” “확진자분 세종시에서 격리 중으로 알고 있어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실제 목포시청은 지난달 13일 공식 SNS 계정에 “목포는 코로나19 확진자 0명이다. 목포시 공식 SNS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주시기 바란다”고 알렸다.

▲목포시청은 지난달 13일 보다 정확한 확진자 관련 소식을 목포시청 공식 SNS 계정에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목포시청은 지난달 13일 보다 정확한 확진자 관련 소식을 목포시청 공식 SNS 계정에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심의위원 4인(미래통합당 추천 전광삼 소위원장·이상로 위원, 정부·여당 추천 심영섭·강진숙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해당없음’을 결정했다. 

심의위원들은 “정확하지 않은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이 집단지성 힘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로 위원은 “바로 이런 게 집단지성의 힘이다. 한국 국민이 현명하고 지혜롭다. 한국 국민을 보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이루면 협조하고 직접 검증한다”고 주장했다. 강진숙 위원은 “이성적이고 합리적 내용인지 진위를 따지는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 고무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19번째 확진자가 잠실 성형외과 의사라고 주장한 인터넷 게시글 1건은 또 삭제됐다. 19번째 확진자는 성형외과 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심의 전에도 3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게시글이 삭제된 바 있다.

특정 종교를 비하한 코로나19 관련 게시글 215건은 ‘해당없음’이 결정됐다. 대다수가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을 비하하는 내용에 관한 글이다. 심의 민원인은 신천지 교인들로 추정된다.

지난 1월30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인터넷 게시물 심의를 시작한 방통심의위는 지금까지 169건에 ‘시정요구’를 결정했다. 접속차단은 37건, 삭제는 132건이었다. 접속차단은 해외 사이트에, 삭제는 국내 사이트에 내려지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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