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유튜브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발 해고대란이 시작되고 있다며 해고 일시중지 등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직장갑질119는 6일 유튜브 생방송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취지에 발맞춰 온라인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코로나19발 노동자 인권 상황이 변함없이 악화해왔는데, 발표 내용이 반복되다보니 심각한 상황인데도 익숙해지거나 식상해지는 측면이 있었다. 오히려 유튜브로 형식을 바꿔 주목을 끌어보자는 의미에서 유튜브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번 온라인 기자회견이 노동 관련 단체 주최로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단체가 이날 밝힌 코로나19 관련 상담사례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무급휴직과 강제연차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 이르러 해고와 권고사직이 급증해 실업대란을 예고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업종도 확대됐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스태프는 “해고와 권고사직 상담이 3월 말에 이르러 가파르게 늘었다. 갑질이 연차강요에서 시작해 무급휴직을 거쳐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며 “더욱이 초반엔 항공업계 등 대면이나 이동 관련 업종의 제보가 많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전 업종에 위기가 확대됐다”고 했다.

▲코로나19 직장갑질 제보 유형 통계.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 직장갑질 제보 유형 통계. 유튜브 갈무리

발언자들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원격 온라인 영상연결로 발언했다. 단체는 종전 보도자료로 갑질 사연을 소개했지만 이번엔 해당 제보자들이 직접 증언하는 영상을 재생했다. 기자들도 각자의 업무 장소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며 원격 취재했다. 질의응답은 실시간 댓글창을 통해 이뤄졌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출도착 지원 업무를 하는 하청업체 직원 A씨는 “국제선 수요가 없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사업주가 무급 정책을 펴, 지난달부터 직원의 90%가 무급휴가에 들어가고 4월엔 하루도 출근을 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지난달 19일 항공 관련 특수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은 90%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우리 하청업체 노동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달은 하루도 일을 못할 것이기에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는 해고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의 근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주요 노동 관련 대책으로 내놨다. 노동계 지적을 받아들여 프리랜서를 비롯한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대상에 포함하고 노동자가 신청할 수 있게 했지만, 지원 기간과 금액은 부족하다. 정부 투입재원 2400억원은 기업부문에 들어간 100조원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은 장기간 유지될 것이 확실하기에 정부가 노동자의 편에서 근본 대책을 내야 한다”고 했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유튜브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발 해고대란이 시작되고 있다며 해고 일시중지 등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튜브 갈무리
▲직장갑질119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유튜브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발 해고대란이 시작되고 있다며 해고 일시중지 등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튜브 갈무리

이들은 정부가 사업장에 해고와 권고사직 일시중지 조치하고 직접적인 급여지원을 확대하도록 요구했다. 또 계약직이나 파견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처럼 휴업 자체가 무급휴업이 되거나 실직으로 이어지는 노동자에겐 휴업급여를, 모든 실직자들에겐 실업급여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격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임금체불 등 법 위반 사업장을 엄격하게 제재할 것도 요구했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특히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사업주 노동자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도록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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