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대표 이성덕) 대주주가 방송사 경영·인사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비판이 사내 안팎에서 나온 지 오래다. 친인척 채용이나 대주주 관계 회사에 거래를 몰아주는 수의계약이 관행이 됐다는 이유다. 직원들 사이에선 실질적인 소유·경영 분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청주방송의 오랜 거래처인 ‘C사’가 대표 사례다. 무대설치업체 C사 운영자는 대주주 이두영 전 청주방송 회장(두진건설 대표)의 사촌 이아무개씨다. C사는 청주방송이 음악축제 등 각종 행사를 열 때 무대를 설치하거나 조명·음향 설비, 발전차 등을 빌려주고 용역비·임대료를 십수 년 벌었다. 한 전직 청주방송 직원은 “일 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독과점 마냥 대다수 행사에 수의계약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CJB미디어센터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CJB미디어센터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
▲지난 1월 CJB미디어센터 위탁운영사업자 낙찰 결과. 사진=나라장터 갈무리
▲지난 1월 CJB미디어센터 위탁운영사업자 낙찰 결과. 사진=나라장터 갈무리

 

C사는 청주방송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CJB미디어센터 운영도 위탁받았다. 청주방송은 2015년 약 2500㎡ 면적의 4층 규모 미디어센터를 설립해 공연장, 웨딩홀, 회의실 대여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C사는 지난 1월 위탁사업자에 뽑혀 올해부터 2년 간 센터를 운영한다. 이씨는 미디어센터 1층의 카페도 따로 임대해 운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 삭감 특혜 시비도 나왔다. C사 이전에 웨딩홀을 맡은 사업자는 보증금 15여억 원에 한 달 임대료만 약 8000만 원을 냈다. 이 사업자는 계약 만료 전 점점 높아지는 월 임대료를 부담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다가 계약이 종료됐다고 알려졌다.

올해 낙찰된 C사 임대료는 월 4500만 원 선이다. C사는 ‘웨딩홀 위탁’ 입찰에서 한 해 4억2000만원(월 3500만 원) 임대료로 낙찰됐다. 에덴아트홀(대형 공연장) 경우 한 해 임대료 1억2000만 원(월 1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낙찰가는 청주방송이 나라장터(국가전자조달시스템) 공고문에 올린 ‘최저가’였다. 둘 다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청주방송 '쇼뮤직파워' 프로그램 관련 C사 거래 내역.
▲청주방송 '쇼뮤직파워' 프로그램 관련 C사 거래 내역.
▲청주방송 주최 '박달가요제' 관련 C사 거래 내역
▲청주방송 주최 '박달가요제' 관련 C사 거래 내역

 

청주방송과 거래한 대주주 측 회사는 더 있다. 판촉물 제작, 웹사이트 컨텐츠 관리 등을 맡는 ‘ㅇ사’는 2017년 하반기 즈음 청주방송 홈페이지 컨텐츠 관리를 맡았다가 곧 손을 뗐다. 회사가 또 대주주 가족 회사와 수의계약을 했다며 서비스 질도 불만족스럽다는 항의가 노조에서 나온 후다. 당시 ㅇ업체 대표는 이두영 전 회장의 딸이었다. 이 회장 딸과 둘째 아들은 2013년부터 ㅇ업체 사내이사로 있다.

크라우드펀딩 업체 ‘ㅍ사’ 투자도 회사에서 유명하다. ㅍ사 지분투자에 참여한 청주방송은 2015년 11월 충북테크노파크, ㅍ사와 ‘3자간 중소벤처기업 창업 및 사업화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ㅍ사는 자금조달 플랫폼을, 청주방송은 홍보역할을 맡아 지역 벤처 육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당시 이 회장의 아들 2명이 ㅍ사의 대표 및 사내이사였다. 청주방송은 2015년 ㅍ사 지분 11%를 샀다. 감사보고서상 취득원가는 1억 원이다. 2019년 말 보유 지분은 4.4%로 취득원가는 8556만원이다.

청주방송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 ’엔터컴‘도 ㅍ사에 투자했다. 2016년 기준 9% 지분에 취득원가는 1억 원으로 공시됐다. 엔터컴은 이두영 전 회장이 2008년 설립 때부터 이사로 이름올렸다. 둘째 아들은 2015년까지, 셋째아들은 2014년부터 감사, 이사로 등기됐다. 엔터컴은 청주방송과 축제 등 문화행사를 같이 기획·제작하는 자회사로 청주방송 사옥에 입주했다.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 사진=노컷뉴스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 사진=노컷뉴스
▲청주방송 사옥. 사진=손가영 기자.
▲청주방송 사옥. 사진=손가영 기자.

 

청주방송의 각종 건설·토목 사업은 대부분 두진건설이 맡는다. 두진건설은 2001년 주식회사 두진(전 두진공영)에서 분리된 건설사로 두 회사 실소유주 모두 이두영 전 회장이다. 두진건설은 2013~2014년에만 CJB미디어센터 신축으로 청주방송으로부터 123여억원을 벌었다고 공시했다. 뉴스스튜디오 시설, 중계소 보수, 도로 공사, 주차장 건립 등 각종 공사도 지난 20년 간 두진건설이 꾸준히 맡았다.

이 전 회장은 2000년부터 2020년 3월까지 20년 넘게 청주방송 대표이사로 있었다. 청주방송 지분은 두진이 29.6%, 두진건설이 4.6%, 이두영 전 회장이 2.0%를 보유했다. 총 36.22%다. 이 전 회장과 부인, 자식 3명 모두 두진의 등기이사다. 두진건설은 딸만 뺀 4명이 사내이사들이다.

이밖에 청주방송엔 이 회장의 사위 조아무개씨가 기자로 근무하며, 이 회장 아내의 조카 박아무개씨는 기획제작국 PD 겸 자회사 엔터컴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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