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채널A 기자가 현직 고위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여권과 가까운 취재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제보를 압박한 사건이 정국을 뒤흔든 가운데 채널A의 자체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채널A는 지난 1일 메인뉴스 ‘뉴스A’를 통해 “본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채널A는 지난 1일 메인뉴스 ‘뉴스A’를 통해 “본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화면 갈무리.
▲ 채널A는 지난 1일 메인뉴스 ‘뉴스A’를 통해 “본사 기자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화면 갈무리.

그러나 진상조사위 구성과 조사 방법과 결과 공표 등 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채널A 보도본부 고위 간부들이 이 사건에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이 더해졌다. 특히 감찰 착수에 신중한 검찰이 채널A의 내부 진상 조사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채널A의 자체 진상조사에 관심이 모아진 상황.

취재 결과 현재는 채널A 노사가 참여한 진상조사위가 꾸려져 조사가 진행됐고 곧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의 한 기자는 3일 “오늘이든 아니면 주말이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결과 발표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더 알아볼 사항이 있으면 결과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메인뉴스에서 밝힌 만큼 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가 진상조사위 구성 소식을 보도로 전한 만큼 그 조사 결과도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채널A 진상조사위에 몇 명이 참여해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외부 공표가 되지 않는 상황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는 3일 “채널A의 셀프 조사가 어떤 신뢰를 얻을지 알 수 없다. 언론노조에 속한 언론사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면, 노조의 단체교섭이나 방송법의 편성규약에 따라 편성위원회 등 내부 기구에서 먼저 논의하고 시청자 독자위원회에 조사를 일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SBS는 지난 2017년 5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놓고 차기 정권과 거래했다는 의혹 오보가 논란에 휩싸이자 외부 시청자위원, SBS기자협회, 언론노조 SBS본부가 참여한 진상조사위를 출범시켰다. 조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누가 진상조사위에 참여하느냐도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뒷받침한다. 

언론노조는 “채널A에 과연 편성과 보도 자율성과 책임을 주장할 노조가 있는지, 이들을 감시할 시청자위원회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채널A 노조는 지난해 2월 출범한 신생 노조다.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들의 감시 능력과 비교하면 경험과 역량, 독립성 등에서 떨어진다는 한계는 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가 3일 MBC에 이동재 기자의 검찰 유착 의혹과 협박 취재 증거를 제보한 제보자의 신원을 공개하며 보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상황에서 MBC의 연이은 보도와 대조적으로 이동재 기자 사건에 사실상 침묵을 지킨 채널A 보도가 이날 오후 종합뉴스에서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다. MBC에 속수무책이었던 채널A 윗선의 대응 기조가 3일 보도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내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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