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전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 대응 논리’ 대외비 문건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망언록’과 더불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현직 지도부와 의원 등의 ‘망언 퍼레이드’가 첨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탄핵부정·사면요구를 주요 비판 지점으로 삼는 한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가짜뉴스의 공장장”, “감수성이 전혀 없는 엘리트 관료” 등으로 칭했다.

이 문건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대북 저자세 논란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불통 비판 △탈원선 △자사고·외고 폐지(일반고 전환) △마스크 대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 △주52시간 근로시간제 △코로나19 경제위기 △정권심판론 등 민주당이 총선 국면에서 비판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에 어떤 논리로 대응하면 좋을지 정리한 내용이다. 전체 문건 50쪽 가운데 ‘황교안 및 한국당 망언’은 13쪽 분량의 첨부자료로 붙었다.

‘황교안 망언록 – 황교안 대표의 문제적 발언들’이라는 대목은 황 대표의 일부 발언을 △탄핵부정·사면요구 △색깔론으로 무장 △군부독재의 역사의식 △가짜뉴스로 혹세무민 △국민공감제로 △국익·민생보다는 당리당략 등 6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통합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인사말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통합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인사말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관련해선 황 대표를 “탄핵을 부정하고 사면을 요구하는 박근혜의 호위무사”로 칭하며 “특히 박근혜 탄핵 후 대통령권한 대행으로서 담화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던 황교안 대표가 지금에 와서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심각한 자기부정”이라 쓰여 있다. 황 대표가 지난해 2월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유력 증거였던 태블릿PC가 조작됐을 가능성 및 탄핵의 절차문제를 주장한 발언, 지난 1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인터뷰에서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금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 등이 ‘망언록’에 올랐다.

‘가짜뉴스로 혹세무민’ 부분에는 “국민을 혼란시키는 가짜뉴스의 전파자, 가짜뉴스의 공장장”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황 대표가 지난 2월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에 갖다 준 300만개 마스크에 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마스크 싹쓸이 그리고 해외반출에 우리 국민은 분개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 사례다. 문건은 “중국 마스크 지원은 정부가 아닌 한중 민간 기업과 우한대 총동문회가 추진한 민간지원. 지원물량도 200만개 목표 중 1차분인 12만개. 정부는 전세기 운송만을 지원”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황 대표가 지난해 7월 본인 페이스북에 “한국을 떠나는 국민이 급증한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해외 이주자 수가 문재인 정권 2년 만에 약 5배나 늘어 금융위기 후 최대”라고 적시한 것에 대해선 ‘조선일보의 전형적 가짜뉴스’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지난해 12월 서울대 특강), “세금도 낸 적 없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지난해 6월 부산상공회의소 방문 중) 등 발언이 ‘가짜뉴스’ 사례로 지목됐다.

지난해 6월 황 대표가 숙명여대 특강에서 본인 아들 사례를 들며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 학점이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 나머지 5군데는 아주 큰 기업들인데도 다 합격이 됐다”고 말한 것은 ‘국민공감제로’ 사례로 쓰였다. 역시 같은 달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 2019 우먼 페스타’에서 여성 당원들이 엉덩이를 보이며 춘 춤 공연을 보고 “오늘 한 것 잊어버리지 말고 연습을 계속해서 멋진 자유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 등도 포함됐다.

▲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자들에게 전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 대응 논리’ 대외비 문건.
▲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자들에게 전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 대응 논리’ 대외비 문건.

한편 나경원 전 원내대표, 심재철 현 원내대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맡은 이들의 발언도 ‘망언 퍼레이드’로 묶였다. 나 전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해 3월 국회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논란을 부른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 발언이 ‘색깔론’으로 지적됐다.

기타 색깔론 발언으로는 지난해 7월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유시민씨에게 한마디 한다. 너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편만 들고 지금도 편들지. 그럼 너 평양으로 가야지”라며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게 맞지 않느냐”고 한 발언, 비슷한 시기 심재철 원내대표가 ‘친일 식민사관’ 지적이 제기된 책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에게 “책을 읽고 무장한 전사가 돼서 열심히 해보겠다. 몰랐던 부분을 일깨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게 언급됐다.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한다, 50년 집권한다’더니 이제는 ‘나 죽기 전에는 정권 빼앗기지 않겠다’고 하더라. 이해찬이 그러면 2년 뒤 죽는다는 말 아닙니까”(김재원 의원),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정신감정을 받으시고 나라가 더 이상 불행하지 않도록 하시길 바란다”(신상진 의원), “아내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수십조원 예산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박성중 의원) 발언 등도 문제 발언으로 첨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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