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무급 휴직을 지시받거나 방역 대책 없이 촬영을 강행하는 사례를 신고하는 센터가 개설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2일 신고센터 개설과 함께 방송사와 제작사의 △동의 없는 일방적 무급휴직 중단 △코로나19 방역 대책 없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 중단 △표준근로계약서 작성과 4대 보험 가입을 비롯한 노동 환경 개선 대책 시행을 촉구했다. 

지난 1일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는 ‘비정규직(프리랜서) 방송계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에 참여한 821명 방송 노동자 가운데 249명이 코로나19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밝혔고 불이익 중 가장 많은 것은 ‘무급휴직’(34.94%·87명)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응답이 ‘보호장비 미지급’, ‘재택근무 거부 등의 불이익’으로 22.89%(57명)에 달했다. 기타 답변 중 ‘마스크 지급을 요청해도 (방송사나 제작사가) 지급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특집 프로그램으로 휴무 없이 일한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출근을 강요당한다’는 답변도 나와 열악한 노동 실태를 드러냈다. 

▲사진출처=한빛미디어센터.
▲사진출처=한빛미디어센터.

한빛미디어센터는 “대다수 방송 노동자들은 프리랜서 용역 계약을 맺고, 회차에 따라 보수를 받는데 프로그램이 방송되지 않으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코로나19 사태에서 방송 노동자에게 피해를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CJ ENM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스태프 가운데 한명이 코로나19 증세를 보이자 촬영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빛미디어센터는 “이 사건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국면에서 방송 노동자가 놓인 환경이 무척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웠다”고 지적했다. 

한빛미디어센터는 “어떤 노동자는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어떤 노동자는 방역 대책 없이 촬영장에 투입되고 있다”며 “방송사는 제대로 된 대응책을 제시하기보다 이해관계를 위해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정부 대책의 미비를 비판했다. 이들은 “휴업 급여 4분의 3을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노동자 대상으로만 시행됐다”면서 “이어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낮은 이자율로 생활안정자금을 융자해주겠다는 새 대책이 발표됐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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