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3사가 주축인 한국방송협회(회장 박정훈 SBS사장)가 2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사태로 광고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상파3사 사장단은 1일 오후 모여 정부의 긴급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방송협회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방송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지상파 방송은 특별재난방송을 편성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허위조작정보와 인포데믹(Infordemic)이 만연하기 쉬운 사회적 혼란 속에서 지상파 방송이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의 가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지상파의 공적 역할을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국내 경제가 지상파 방송을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 이미 지상파 방송은 오랜 기간 강력한 차별규제를 받으면서 급격한 광고매출의 하락과 초유의 경영 위기에 놓여있는데, 설상가상 이번 사태가 겹치며 당장 예상 광고매출의 약 40%에 가까운 물량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3사.
▲지상파3사.

방송협회는 이어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가계와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각 산업 분야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재난방송의 책무를 포함해 수많은 방송의 공공성을 감당하면서도 규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방송 산업에 대한 지원계획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정부를 향해 △지상파 중간광고 즉시 시행 △한시적인 방송발전기금 50% 경감 등 가시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방송협회는 “정부가 즉각적·적극적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상파 방송은 공적 역할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지상파 붕괴 위기는 함께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수많은 외주제작사와 방송계 종사자들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협회는 “극도의 경영 압박 속에서도 지상파는 이달 총선에서 국민의 알 권리 신장과 고품질 선거 방송을 제공하기 위해 거액의 출구조사 투자를 결정했다”며 “공적 매체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비극이 발생 되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하고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성명을 두고 어려운 상황은 이해하지만 현 국민 정서를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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