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위원장 강상현)가 인터뷰 조작 의혹이 제기된 CJB청주방송(대표이사 이성덕)에 의견진술 절차를 밟는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사내 직원들을 인터뷰 대상으로 활용한 청주방송 리포트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해당 방송사 관계자들이 방통심의위에 출석해 입장을 소명케 하는 조치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중징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조아무개 청주방송 기자는 2018일 8월10일 ‘CJB 8뉴스’ 리포트에서 A기업 전자담배의 유해성 의혹을 제기하며 소비자 2명을 익명 인터뷰했다. 이들 인터뷰이는 청주방송 운전기사 겸 오디오맨으로 밝혀졌다. 복수의 전현직 청주방송 직원은 이들이 조 기자 지시대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촬영은 각각 청주방송 주차장 흡연실과 운전기사 휴게실 앞에서 진행됐다.

청주방송 측은 방송소위에 ‘두 인터뷰이 모두 제보자와 소비자로, 조작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경위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방송소위 위원 5명 중 허미숙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의 의견으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박상수 위원은 “기자가 사전에 다 알려주고 취재한 건 조작이라 판단해 의견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8년 8월10일 ‘CJB 8뉴스’ “녹는 필름필터…불안한 소비자” 인터뷰 장면 갈무리. 기자 블러처리=미디어오늘
▲2018년 8월10일 ‘CJB 8뉴스’ “녹는 필름필터…불안한 소비자” 인터뷰 장면 갈무리. 기자 블러처리=미디어오늘

인터뷰 조작은 방통심의위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객관성 위반에 해당해 엄격한 제재 대상이다.

앞서 부산민방 KNN은 2018년 ‘뉴스아이’에서 기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익명 취재원 인터뷰인 것처럼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 과징금이라는 최고징계를 받고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을 받았다. MBC는 2017년 뉴스데스크에서 소속 인턴기자와 취재기자 지인 의견을 시민 인터뷰로 내보낸 사실이 알려져 진상조사와 사과 방송이 이뤄지기도 했다. 

앞서 복수의 전직 청주방송 직원은 미디어오늘에 조 기자의 인터뷰 조작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1명은 “조 기자가 지시해 가짜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다”고 했다. 조 기자는 청주방송의 대주주인 두진건설 이두영 회장의 사위로, 이 회장의 딸과 결혼한 뒤 청주방송 경영국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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