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코로나19 대유행, 지상파 출구조사도 ‘비상’
코로나19 대유행, 지상파 출구조사도 ‘비상’
253개 선거구, 1만 명이 60만 명 조사…투표자·조사원 대면 불가피
방송3사 조사위 “의료전문가·중대본 조언 구해 다각도 대책 마련”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21대 국회의원 선거(4·15 총선)를 치르게 되면서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KBS·MBC·SBS가 참여하는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이하 ‘조사위’)는 출구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전문가 조언을 구해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책을 다각도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3사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지난달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만나 4·15 총선 당일 전국 253개 선거구 출구조사에 협조를 구했다. 출구조사가 시행되는 투표소는 약 1만4000곳 투표소 가운데 2300여곳, 산술적으로 1개 선거구 당 6~7곳 꼴이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역 인근의 투표소는 출구조사 대상 지역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출구조사는 준비과정부터 조사 당일까지 사람 간 접촉이 불가피하다. 우선 투표 당일에는 이번 총선 기준으로 약 1만명의 출구조사원이 60만명 규모의 투표 참여자를 직접 조사한다. 보통 투표일 전 조사원들을 모아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타지에서 온 조사원들은 투표소 인근에서 숙박을 하기도 한다.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2017년 5월9일 서울 용산구의 한 투표소 앞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원들이 투표를 마친 유권자를 상대로 출구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2017년 5월9일 서울 용산구의 한 투표소 앞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원들이 투표를 마친 유권자를 상대로 출구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영 조사위원장(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1일 미디어오늘에 “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조사원 모두 공공마스크를 소지하도록 했고 마스크를 가져오지 못하는 조사원들을 위해 덴탈 마스크를 준비했다”며 “될 수 있으면 지역 간 이동을 안 하도록 해당 지역의 조사원들을 섭외했다. 특히 집단감염이 집중된 지역은 해당 지역 조사원을 리크루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사원 교육은 온라인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투표 당일 출구조사 과정에도 촘촘한 대응이 필요하다. 조사위는 우선 조사 참여자들이 같은 볼펜을 돌려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1인당 1개의 볼펜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투표를 마치고 투표소를 나온 이들은 조사원에게 조사용지와 볼펜을 받아 항목별 답변을 기입한 조사용지를 준비된 상자에 넣게 된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관이 해당 장소를 순회하며 발열체크를 할 수 있도록 체온계 550개를 구매했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김 위원장은 “출구조사를 비대면으로 할 수는 없다. 조사원 간의 거리 유지 등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며 “감염내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대응수칙을 보면서 매뉴얼(대응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지침은 오는 6일 투표소 추출이 끝난 뒤 중대본에 문의, 조언을 받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 지상파3사 공동 출구조사 로고. 사진=한국방송협회
▲ 지상파3사 공동 출구조사 로고. 사진=한국방송협회

조사위는 한때 이번 총선 출구조사를 하지 않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 출구조사는 비용도 많이 들고 총선의 경우 난이도가 높다. 후보 간 격차 4% 이내 접전지역이 보통 50~60개 나오는데 그런 곳에선 예측이 틀리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까지 확산되고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출구조사를 안 할 경우 국민에게 끼치는 불편, 공적인 기능을 고려해서 최대한 예방대책을 수립해 출구조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지난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제1당’ 예측과 앞선 19대 총선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과반’ 예측에 실패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와 달리 출구조사는 정답과 맞춰볼 수 있다. 유권자 조사인 여론조사와 달리 유일한 ‘투표자 조사’다. 출구조사를 계속함으로써 여론조사의 과학적·통계적 수준이 올라왔다”고 의미를 짚었다. 특히 “출구조사 시 성별, 연령, 지역구·비례투표 결과를 질문한다. 투표용지에는 성·연령 등을 쓰지 않으니 ‘20대 남성이 누구를 몇 퍼센트 찍었는지’ 등을 알 수 없다. 특정 그룹이 어느 정당을 지지했는지 등을 분석하려면 출구조사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정국을 전망하는 데 있어 출구조사가 아니면 방법이 없다”고 조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4·15 총선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주식회사 등 3개 조사기관이 수행하며 총 72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출구조사 결과는 선거 마감 시각인 오후 6시에 방송 3사를 통해 공표될 예정이다. 타 매체의 조사결과 인용은 정당별 의석수의 경우 오후 6시 10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결과의 경우 오후 6시 30분 이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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