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688만 원. 지출 542만 원, 월 평균 소득 142만 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19 신문지국 실태조사 결과다. 

언론재단이 지원하는 신문공동배달센터 229곳과 일반 신문지국 1696곳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공배센터 소득은 197만 원, 일반지국은 139만 원 수준이었다. 취급하는 신문 종수도 공배센터는 평균 18.6종, 일반지국은 7.2종으로 나타났고 평균 수령부수도 공배센터는 4258부, 일반지국은 2545부였다. 2019년 6월 현재 신문지국은 1925곳으로, 2004년 3월 기준 신문지국 6172곳에 비해 그 수가 3분의2이상 감소했다. 신문지국은 종이신문과 함께 추락 중이다. 

2006년 신문유통원 설립 이후 2009년 등장한 언론재단 산하 신문공동배달센터는 전국 600여 곳으로 시작했으나 조중동을 비롯한 주요 신문사가 공배제도에 불참하며 부수가 적은 신문 중심으로 운영됐다. 임영섭 신문유통원장은 “독자적 배달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지금은 조중동 역시 공배센터에서 다루고 있다”고 전하며 “공배센터의 역할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공배센터 또한 신문부수 감소와 삽지 감소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 남성이 신문을 배달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 남성이 신문을 배달하는 모습. ⓒ연합뉴스

언론재단이 3월 발간한 ‘2019 전국 신문지국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신문지국도 살고, 신문사도 살 수 있는 신문 유통구조 개선안이 담겼다. 연구팀(책임연구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은 “신문사가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신문산업 전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택배, 새벽 배송, 편의점, 특수 배송, 퀵서비스 등 다양한 배송 방안을 고민한 결과 “보급의 공동화 없이는 어떤 방법도 배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결론 냈다. 

이미 인쇄의 경우 향후 공동인쇄가 예고된 상황이다. 한국신문협회 회원 52개사 중 윤전기를 보유한 곳은 22개사로, 대부분 1990년대 윤전기가 도입됐고 통상 수명이 30년 내외인 데다 신규 윤전기를 구하려면 200억 원 가까이 필요한 상황이라 ‘대쇄’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앙일보는 21개 일간지를 포함해 100종가량의 신문을 대쇄하고 있으며, 조선일보의 경우 다른 신문을 대쇄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인쇄단계, 수송단계, 배달단계별로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공동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현실은 각 신문사가 공동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문협회를 중심으로 독자유치나 관리업무 없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통합지국 운영에 대한 시범사업이 논의 중이며, 중앙일보의 경우 판촉과 배달을 분리해 수도권 190곳의 배달 위탁망을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안으로는 부족하다. 

연구팀은 “구독자 감소로 배달지국들이 통합돼 지국 수가 감소하고 있고, 인력난이 심해 배달원을 통제할 수 없어 지국장 1인 지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지국 통합이 이뤄지며 기존 구독자 중 일부가 더 이상 신문 구독을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신문 구독 감소에 따른 대안으로 “공동인쇄, 공동수송, 공동 배달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동배송시스템 구축 을 위해선 신문 인쇄시간이 신문사 간 공동으로 표준화되는 것이 전제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신문사들이 발행부수 비율로 자본금을 출자해 공동배송회사를 설립해 공동수송을 실시하는 수익형 공동배송기업 모델, 신문 지국장과 배송인력이 참여하는 신문배송조합 모델, 기타 사회적기업 모델 등을 제안했다. 정부의 경우 도로공사 유휴지나 휴게소,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환적장을 설치하는 식의 신문 공동수송지원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통합지국이 성공하려면 신문지국에 배달위탁 수용의무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하고, 절독 및 유휴 부수에 대한 반송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정부는 배달원 복지를 비롯해 공동인쇄·공동수송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고, 신문사들은 공동배달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독자 정보유출과 불공정 경쟁행위 근절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팀은 또한 “배달 부수가 감소하며 노동강도는 높지만 최소한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지국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폐국을 해도 지국을 인수할 사람이 없다. 지국장들의 경우 4대 보험 혜택에서 제외돼 사회보장 시스템의 소외계층으로 존재한다”고 우려하며 정부 차원에서 배달지국에 대한 △4대 보험 가입지원 △임차료 지원 △직접적 우송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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