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내 4단체(전국언론노조 헤럴드지부·헤럴드 통합노조·한국기자협회 헤럴드경제 지회·한국기자협회 코리아헤럴드지회)가 권충원 헤럴드 대표이사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권충원 대표가 지난해 중흥건설 인수 이후 첫 ‘언론투자 계획’을 내놨는데, 이 계획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 직원 가운데 3분의2가 계획안을 ‘불신임’한 결과다.

▲ 권충원 헤럴드 대표이사. 사진=헤럴드미디어 홈페이지
▲ 권충원 헤럴드 대표이사. 사진=헤럴드미디어 홈페이지

헤럴드는 지난해 5월 중흥건설에 인수됐다. 이후 헤럴드 직원들은 권 대표에게 새 대주주가 인수한 만큼 ‘언론투자 계획’을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말까지 투자 비전 발표를 약속했으나 제시하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난 25일에야 언론투자 계획안을 내놨다.

이 계획안을 보면, 헤럴드는 최소 20명씩 3년간 60명 이상을 채용하고 인센티브제를 강화한다는 ‘인재 투자’를 약속했고, 스튜디오 공간 확보를 포함한 미디어인프라 구축, 신사업 발굴 등도 미래 계획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계획안이 전혀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헤럴드 4단체는 지난 26일 전 직원 대상으로 권 대표가 내놓은 계획안을 신임할 것인지 투표했다. 총 207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132명이 ‘반대’, 75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사실상 대표이사의 계획이 ‘불신임’된 것이다.

헤럴드 4단체는 지난 27일 오전 권 대표에게 투표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주말 사이 헤럴드 직원들은 권 대표가 30일에는 더 구체적인 투자 계획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밖의 계획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헤럴드 4단체는 30일 권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권 대표가 구체적 언론투자 계획안을 발표하지 못한 점 △헤럴드 자금 45억원으로 중흥건설 계열사를 담보한 점 △언론사 기능 정상화에 소홀한 점 △노사협의회를 설치하지 않아 직원 소통에도 실패한 점 △지난 3년 언론 사업 투자 축소로 위상 하락으로 이어진 점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점 등을 비판했다.

권 대표는 30일 미디어오늘에 “엄청난 고민 끝에 언론투자 계획 발전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코로나19 시국에 다른 언론사는 임금 삭감 조정 등 이야기가 나온다. 헤럴드는 그렇지 않다. 어려운 시기 대주주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에게 계획안 승인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정 부회장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직원들에게 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된 것 같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헤럴드는 31일 오전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주주총회에 ‘권 대표 연임’ 안도 상정돼 논의될 예정이다. 헤럴드 직원들은 이날 주총 전부터 권 대표 연임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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