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통신소위·위원장 전광삼)가 코로나19 관련 인터넷 게시글 94건을 심의한 결과 ‘해당없음’을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통신소위는 30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부산 코로나19 확진자가 몰래 탈출해 빵집에서 돌아다니다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 3명에게 잡혀갔다고 주장하는 게시글 10건과 특정 종교단체 관련 차별·비하 게시글 84건 등 총 94건이 정보통신심의 규정 ‘사회혼란 야기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지난달 24일 ‘개드립’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산 확진자 도망 근황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개드립’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산 확진자 도망 근황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게시글 10건(1~10번)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달 24일 ‘개드립’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산 확진자 도망 근황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해당 글에는 방호복을 착용한 이송 요원 3명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빵집에 앉아있는 여성을 둘러싼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온 SNS 대화방이 게시됐다. 

이 사진 밑에 달린 문자는 “부산 사상에서 나온 확진자인데 병원에서 입원하라고 했는데도 싫다고 나와서 돌아다니다 빵집에서 붙잡혀서 손가락으로 브이하고 있다가 사진 찍힘”이라는 내용이다. 이후 출동한 이송 요원 3명이 여성을 들것에 실어가는 사진도 게시됐다.

게시글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부산광역시는 SNS에 “코로나19 위기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부산시 구급대원들은 일반 출동 시에도 전신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이를 무조건 확진자 환자 이송으로 오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 당국도 “부산시에는 확진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부산광역시가 운영하는 SNS에 올라온 글.
▲지난달 24일 부산광역시가 운영하는 SNS에 올라온 글.

이 게시글에 대한 심의 민원은 사진 속 여성과 관계없는 일반인이 제기했다.

심의위원들은 다수의견으로 ‘해당없음’을 의결했다. 정부·여당 추천 심영섭 위원은 “사진 속 여성이 이 기사로 인해 현저하게 권익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 시정요구가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사회혼란 야기 등’ 조항으로 시정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광삼 통신소위원장도 “누가 봐도 방호복 입고 와서 싣고 나가면 코로나19 확진자라고 오인할 수 있다. 방통심의위는 가짜뉴스를 심의하는 게 아니라 사회 혼란을 야기했는지 심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정부·여당 추천 강진숙 위원은 “부산 지역 확진자 및 사망자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정확하지 않은 게시글은 빵집 관계자 등을 불안하게 한다. 영업 방해뿐 아니라 우려되는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며 ‘삭제’(시정요구)를 주장했다.

‘해당없음’이 의결된 게시글 84건(11~94번) 대부분은 신천지와 교주인 이만희 등을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해당 게시글들이 “증거가 불충분하고 사회 혼란을 야기할 정도가 아니”라며 ‘해당없음’ 의견으로 안건을 올렸고, 심의위원들도 전원 의견으로 ‘해당없음’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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