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사장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가해자 조주빈씨가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을 사칭해 자신을 속이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 모인 자사 기자들에게 내놓은 해명이다.
이 자리에서 손 사장은 뺑소니 사건과 관련 김웅 프리랜서 기자와 조씨를 삼성 쪽 배후로 생각했고, 불가피하게 신고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손 사장이 자신을 협박한 조씨를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일각의 의심에 대한 반박이다.
JTBC는 지난 25일 “조주빈은 당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조주빈은 ‘손 사장과 분쟁 중인 김웅씨가 손 사장과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내게 접근했다’며 (손 사장을) 속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김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조씨를 신고하지 않은 까닭에 의문이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26일 “위급한 상황임에도 손 사장은 검경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손 사장을 상대로 흥신소 사장을 사칭한 조씨는 물론 김씨에 대한 신고나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손 사장은 27일 오후 JTBC 기자들을 불러 “김웅과 조주빈 배후에 삼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신고해야 한다는 판단이 잘 안 섰다”고 했다.
손 사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켰을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들이 과거 성신여대 교수 시절의 자신에게 미투 관련 사건이 없는지 뒷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손 사장에게 김웅 기자가 이야기하는 영상 등을 구체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김웅과 친분을 인증한 조씨가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는 게 손 사장 주장이다.
과거 삼성 미전실이 자신을 뒷조사한 일이 있고 JTBC가 최순실 태플릿 PC 보도 등 삼성에 불리한 보도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 만약 삼성이 김웅 뒤에 있다면 자신이 겪고 있는 여러 상황의 퍼즐이 맞춰진다고 생각했다고 손 사장이 말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