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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빈틈없고 강력한’ 입법으로 이어질까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빈틈없고 강력한’ 입법으로 이어질까
한국여성단체연합, 21대 총선 공약 ‘성평등 관점 분석’
“통합당 공약 ‘빈약’…민주당 ‘유보적’ 정책들 아쉬워”
“정의, 여성현실 반영 높아…국민, 종합적 접근 시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소위 ‘n번방’)으로 디지털성폭력 심각성이 대두된 지금 정치권은 너도나도 ‘n번방 해결’을 외치고 있다. 앞선 ‘#미투(#MeToo)운동’,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등 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때마다 정치권은 앞장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21대 총선 공약으로는 어떤 대책들을 내놓고 있을까.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36개 여성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국민의당 등 4개 정당의 총선 공약 분석·평가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디지털성폭력, 정의당 구체적…통합당 ‘빈약’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디지털성범죄 관련 공약은 4개당 모두 발표했다. 디지털성범죄는 1999년 ‘소라넷’부터 웹하드, 웰컴투비디오, 최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입법·개정요구가 제기돼왔지만 법적 공백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정의당은 “가해자에 대한 확실하고 강한 처벌 뿐 아니라 산업 유통구조와 서비스제공자 문제까지 포괄적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고 평가 받았다. 정의당 공약은 큰 틀에서 △디지털성범죄 종식을 위한 국가비전 수립 △성폭력특례법·청소년성보호법 등 관련 법제 정비해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지원 강화 △산업유통구조 차단 및 단속 수사강화로 정리된다. 디지털성폭력 영상물 유포·재유포를 가중처벌하고 삭제비용 구상권을 가해자에게 청구하도록 했다. 유통구조에 대해선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스스로 찾아서 삭제·중단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다만 일부 제도가 마련된 내용이 포함돼 “생색내기용 정책나열”이 돼선 안 된다는 우려도 따랐다.

▲ 21대 총선 정당별 디지털성범죄 공약. 자료=한국여성단체연합, 그래픽=안혜나 기자
▲ 21대 총선 정당별 디지털성범죄 공약. 자료=한국여성단체연합, 그래픽=안혜나 기자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그동안 여성단체가 지속적으로 입법 필요성을 요구한 내용이 일부 반영됐으나, 정의당에 비해 실질적인 범죄 종식을 위한 국가비전 수립 방안이 담기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다. 여성연합은 “특히 민주당이 산업 유통구조와 플랫폼 사업자의 책무 강화 관련 공약을 담지 않은 것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및 정책 의지가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약은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변형카메라 수입·판매 및 소지등록제 △피해자지원센터 운영지원 강화 △ 불법촬영물 차단에 AI기술 도입 △성착취영상물 구매·소지자 처벌 강화와 사각지대 처벌규정 마련 등이다. 국민의당 역시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AI기술 연구개발·실행예산 지원 확보 등을 담았다. 국민의당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촬영물 삭제·차단조치를 취하도록 한 점에서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한 정의당과 차이가 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선 “통합당이 디지털성폭력의 심각성에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음은 빈약한 공약이 말해준다”고 한 문장으로 꼬집었다.

‘#미투’ 응답… 한발 물러난 민주, 외면한 통합

‘#미투’ 운동으로 입법 필요성이 대두된 ‘비동의간음죄’의 경우 정의당·국민의당은 ‘도입’, 민주당은 ‘검토’, 통합당은 ‘무응답’했다. 비동의간음죄는 강간죄 구성요건을 기존의 폭행·협박에서 동의여부로 바꾼다는 것이다. 물리적 폭행·협박이 인정되지 않은 성폭행, ‘그루밍 성범죄’ 등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정의당은 나아가 음주·약물로 인한 심신장애가 인정될 경우 처벌을 감경하는 대신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동의 여부로 강간 구성요건을 개정하겠다며 사실상 비동의 간음죄 개정을 공약하고, 폭행·협박·위협·무력사용 성폭행 범죄 시 집행유예·감형을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여성연합은 “성폭력 신고율이 10% 미만으로 낮고, 성폭력범죄에 대한 처벌률이 낮은 것 그리고 여성들이 법과 제도를 믿지 않고 제도 밖에서의 말하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현행 성폭력 관련 법과 제도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제21대 국회의 #미투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은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 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로 바꾸는 형법 개정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gettyimagesbank
▲ ⓒgettyimagesbank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로 불거진 1인가구 문제는

지난해 5월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으로 제기된 1인가구 안전 문제의 경우 국민의당을 제외한 민주당·통합당·정의당이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범죄예방 환경설계’ 정책을 제외한 나머지를 사후 대응 정책으로 채웠다는 평가다. 통합당 역시 사후대책에 집중한 데다 이미 실행 중인 정책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경우 ‘스마트 여성 안심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여성1인가구 불안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여성안심 앱, 전국 CCTV, 국가재난안전체계(112, 19), 전자발찌 위치추적시스템을 연계해 안전 서비스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셉테드)를 건축 허가 단계로 강화하고 조명·비상벨·반사경 등을 범죄 취약지 대상에 늘리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1인가구 범죄 예방대책으로 디지털비디오창·문열림센서·휴대용비상벨 등 방범장치를 위한 ‘스마트 안심세트’를 지원하고 경찰청 범죄통계 시스템에 ‘여성 1인가구 대상의 범죄통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별 맞춤형 범죄예방 환경개선을 위해 범죄방 디자인 2000개소를 만들고, 취약지역 방범용 CCTV 설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최저주거기준에 ‘안전’을 포함한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정의당의 관련 공약은 ‘여성 1인가구의 안심 주거실현’ 정책이다. ‘셉티드’ 인증제도 도입·확산과 더불어 소형주택 임대사업자가 범죄예방환경설계시설을 만들거나 늘리면 보조금 지원과 세제혜택을 부여한다는 방안이다. ‘여성홈 방범서비스’ 기업에도 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배달대행업 종사자 등에 성범죄 경력자 취업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한편 스토킹 처벌법 공약은 4개 정당 모두 처벌·방지법을 만들겠다고 밝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스토킹처벌법이 대표적인 ‘발의만 되고 처리 안되는 법안’이란 것. 1999년 이후 19대 국회까지 8개 법안이 발의됐다 논의 없이 폐기, 20대 국회에도 7개의 제·개정 법률안이 실질적 논의 없이 폐기될 상황에 처했다.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다시함께상담센터 등 80여개 여성인권단체는 2018년 9월1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성매매 알선·구매포털사이트의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다시함께상담센터 등 80여개 여성인권단체는 2018년 9월1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성매매 알선·구매포털사이트의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성매매·성착취 대응 방안은 정의당만 내놔

성산업 대응 공약은 정의당에서만 내놨다. 여성연합은 정의당은 성매수자 처벌 강화, 성산업 규제 등 범죄통제를 위한 체계를 강화하고 알선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불법수익 몰수·추징 등 대책을 밝혔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당시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운영 등 공약을 내놨지만, 21대 총선 공약에선 이를 포함하지 않았다.

여성연합은 “한편 관련 공약조차 없는 통합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n번방 국민동의 청원을 안건으로 다루면서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냐’, ‘내가 자기만족을 위해서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긴다 이것까지 (처벌이) 갈 거냐’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의원들의 발언을 통해 성착취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없고 국회의 책무조차 모르는 자격미달 수준을 보여줬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성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법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아동 대상 성폭력’ 공약 구체적

아동대상 성폭력범죄 예방과 처벌에 대한 공약은 국민의당이 가장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특히 ‘한국형 스위티 프로젝트 허용법 개정 추진’ 공약은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죄 특성을 고려한 정책으로 의미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정의당의 경우 별도 공약을 내지 않았으나 성매매 정책 관련 공약에 청소년을 ‘피해자’로 명확히 규명하는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은 관련 공약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고, 통합당은 아동대상 성폭력범죄 강력 처벌의지를 담았지만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평가다. 통합당 공약에 대해 여성연합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문제 해결의 핵심 과제인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규정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의심된다”며 “특히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는 강간죄 개정 관련 공약은 없으면서 아동·청소년 성폭력범죄에만 집중하는 것은 실질적 해결보다 아동·청소년을 단순히 보호 대상으로만 위치시키기에 문제”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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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3-27 19:10:39
그대들은 국회에서 법 통과 과정을 알아야 한다. 법 통과는 관례상 만장일치(법안심사 소위<관례상 만장일치> →상임위 →법사위<관례상 제1야당> →본회의)되는 부분이 많다. 법 통과를 위해서는 당을 떠나 의석수 확보가 정말 중요하다. 공약만 한다고 다 통과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소위에서 한 명만 의견을 달리해도 확 틀어지는 게 법안이다. 제발 이상만 좇지 말고 현실에서 확실하게 통과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정의당은 의원도 별로 없는데, 비판/비난만 할 건가. 참 속 편하게 산다. 진보는 통합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해도 혼자 의기양양하게 가더니 끝까지 답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