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두 번의 공천탈락 끝에 인천연수을 지역구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민 후보를 배제한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이 나올 때마다 황교안 대표가 번번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 의원을 살렸다. 어차피 통합당 공천은 ‘황심’, 나아가 그 뒤의 ‘강성 친박 지도부’에서 나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애초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민경욱 의원에 대해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을 내렸다. ‘막말’ 논란을 야기한 인사들은 공천하지 않는다는 공관위 원칙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됐다. 공관위는 민 의원 대신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 컷오프를 다시 논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두 후보 간 경선이 치러졌다. 경선에서 55.8%를 얻어 민현주 전 의원(49.2%)을 제친 민경욱 의원은 24일 공천을 확정받았다.

▲ 미래통합당 인천연수을 후보로 확정된 민경욱 의원이 아들과 지역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민겅욱 의원 페이스북
▲ 미래통합당 인천연수을 후보로 확정된 민경욱 의원이 아들과 지역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민겅욱 의원 페이스북

그리고 25일 민경욱 의원 선거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는 인천선거관리위원회 판단으로 2차 ‘뒤집기’가 벌어졌다. ‘국회의원 민경욱은 무슨 법을 만들어서 송도와 연수를 확 바꿨나’라는 제목의 카드뉴스에 국회에서 의결되지 않은 법안 3개를 이미 통과된 것처럼 거짓 기재했다는 이유다. 공관위는 인천선관위 판단을 사유로 민현주 전 의원을 다시 단수추천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밤 긴급최고위를 열어 공관위 요청을 또다시 기각했다.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언론에 “법률적으로 그렇게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원위치했다”고 밝혔다.

민현주 전 의원은 26일 “선거 이후 친박과 황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마지막 발악”이라 반발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는 “황 대표는 (민경욱 의원이) 자신을 위해 강성 수호 발언을 한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며 “단수공천을 받았다 민경욱 후보와 경선으로 바뀌었던 과정에도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는 ‘황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황 대표 뿐 아니라 강성친박 지도부 의지가 반영됐을 거라는 주장도 했다.

▲ 미래통합당 인천연수을에 공천이 확정됐다 번복된 민현주 전 의원이 지난 3월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인천연수을에 공천이 확정됐다 번복된 민현주 전 의원이 지난 3월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 대표 역할이 있고 공관위원장 역할이 있다. 조화를 통해 공정한 공천, 혁신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당 대표로서 권한을 내려놓고 공관위가 자율적으로 바른 공천, 공정한 공천, 특히 이기는 공천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런 협의 과정으로 오늘에 이르렀는데 잘못된, 국민이 수용하기 어려운 공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최종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당 대표로서 한 부분”이라며 “국민에게 매끄럽고 보기 좋은 공천이 되도록 노력했지만 아쉬운 점이 생긴건 유감”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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