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 생산업체 씨젠을 방문해 짧은 시간에 다수의 검체를 검사한 과정을 보고받았다. 특히 이 업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이러스가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상식을 뒤엎는 주장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씨젠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 관계자는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와 남용석 ㈜코젠바이오텍 대표, 유재형 솔젠트(주) 대표, 이효근 SD바이오센서(주) 대표, 임현순 ㈜바이오세움 대표 등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이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사용승인제도’에 따라 이들의 진단시약 개발부터 판매까지 허가없이 제조와 판매,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는 지난 22일 현재 하루 1만5000~2만건을 검사 중이며, 누적 총량은 32만여건을 심사했다. ‘진단시약으로 얼마나 빨리 검사할 수 있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의에 천종윤 씨젠 대표는 만 명을 동시에 하는 데 한 6시간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말을 듣고 “그렇게 많이 홍보를 좀 하면, 이게 씨젠의 자부심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라고 격찬했다. 천 대표는 “언론에 절대로 나가지 말고 우리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검사법은 ‘판 코로나 검사’로 의료기관(국가격리병원)이유전자 검체를 채취해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전자를 증폭하면, 다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유전자염기서열을 분석해 확진여부를 판단하는데 1~2일이 걸린다. 그에 비해 개선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법’을 쓰면 의료기관의 검체채취후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전자증폭검사를 실시간으로 한 뒤 곧바로 확진여부를 판단해 6시간으로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천 대표는 전세계의 바이러스 변이 정보도 실시간으로 들어와 대응하고 있다면서 4월 중순쯤 어떤 변이가 있어도 다 잡아낼 수 있는 진단시약을 내놓겠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을 이길 수가 있느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라며 “바이러스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이 모든 것을 예측해 잡아내려면 잡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는 시간 싸움이었기 때문에 그냥 나왔는데, 4월 중순이면 어떤 변이도 대응하는 것이 나온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일반인의 상식을 뒤엎는 말씀”이라며 “일반인은 아무리 우리가 쫓아가도 바이러스를 쫓아갈 수 없다 이렇게들 생각한다”고 반문했다.

그러자 천 대표는 “이길 수 있다”며 “나중에 기회 되면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장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 제조업체 씨젠을 찾아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 제조업체 씨젠을 찾아 대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우리 진단시약 생산업체들의 활약이 얼마나 크고 자랑스러운지 오늘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국제사회에도 희망을 드리기 위해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업체 씨젠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며 “여러분은 국내에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던 올 1월 중순부터 세계 어느 기업보다 먼저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참석한 다섯 개 기업이 하루 13만5000명 분량을 생산해내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 기업을 승인해준 ‘긴급사용승인제도’를 두고 문 대통령은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며 통상 1년 반 정도 걸리던 승인 절차를 단 1주일 만에 끝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식약처가 지금 마스크 공적 판매와 관련, 지금 매주 1인당 2매 공급하고 있는 것을 조만간 3매, 4매 이렇게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 개학 시기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을 앞당겨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 CNN방송이 이곳 씨젠을 방문해 ‘어떻게 3주 만에 진단키트를 만들었는지’를 집중보도하는 등 해외 언론들의 관심을 들어 “우리의 빠른 진단기술과 신속 승인, 방역 대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전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 긴급 지원요청을 들어 문 대통령은 정부가 여러분 업체들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해당 기업을 포함해 유관기관에서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 민원기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장, 정부부처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유천권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장,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주영훈 경호처장, 황덕순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강민석 대변인, 박상훈 의전·신지연 1부속·석종훈 중소벤처·정동일 사회정책비서관이 동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진단시약긴급승인기업을 방문해 업체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진단시약긴급승인기업을 방문해 업체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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