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인권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심의해달라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위원장 강상현)에 민원을 제기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3월15일 가수 개리가 만 2세 아들과 체육관을 찾는 장면을 방송했다. 이 방송은 아빠 개리가 아들 하오가 보는 앞에서 체육관 관장과 대련하고 대련 끝에 관장에게 연달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난 15일 방영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난 15일 방영분.

아들 하오는 긴장한 채 바라보다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 개리는 아들의 뽀뽀에 일어나는 모습을 연출한 뒤 아들을 놀라게 하려는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아들 하오를 인터뷰하며 당시 상황을 다시 묻고 아이의 무서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지적이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난 15일 방영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지난 15일 방영분.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4일 방통심의위에 해당 방송에 대한 심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공포심을 조장하고 흥밋거리로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동이 갖는 발달적 특성을 존중하고 아동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기보다 이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자극하고 이를 재밋거리로 소비했다. 아동을 ‘놀리기 좋은 상대’로 바라보는 시각은 시청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아동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이 같은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동복지법을 보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선 안 된다.

방송심의 규정을 보면 방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해치는 환경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유익한 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5일 미디어오늘에 “24일 안건이 접수됐다. 지상파팀에서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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