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여유분이 있으면 지원하겠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밤 서면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10시부터 23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요청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 우려를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 방안에 관 의견을 교환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의료장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질문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미 FDA 승인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중 승인이 될 수 있도록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상황에 관심을 보이면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코로나19 관련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코로나19 관련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장비 지원요청은 미국의 확진자가 현지시각 23일 하루에만 1만명 가까이 늘어 모두 4만명을 넘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폭증하고 있는 반면, 의료진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뉴욕시가 당면한 문제는 마스크, 방역복 등의 부족”이라며 “우리는 전세계에서 보급품을 찾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이 한미간 체결된 통화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였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도 전했다. 양 정상은 도쿄 올림픽 연기문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모레 개최될 G20 특별 화상정상회의에선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정상들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이 중요하다”며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국의 방역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역활성화와 기업인의 활동 보장 등 국제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협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면서 “G20특별 화상정상회의에서 잘 대화해 보자”고 화답하며 통화를 마쳤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제안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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