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과 민주노총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희망연대노조)은 24일 인터넷‧케이블 설치수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LG헬로비전은 설치‧수리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처우와 근무환경을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수준으로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임금수준을 올린다. 그간 LG헬로 고객센터 노동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는 월 212만원 정도다.

원청은 올해 근무환경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이달 안에 필수 안전장구류를 지급한 뒤, 안전환경 조성방안을 수립하고 관리체계를 개선한다. 하청 고객센터와 협의해, 그간 연차를 써 쉬어야 했던 공휴일을 보장하는 등 복지수준도 높인다.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도 보장키로 했다.

여전히 개인도급으로 일하는 노동자는 고객센터 소속으로 전환 조치하기로 했다. LG헬로비전 인터넷‧케이블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현재 대다수가 하청 비정규직으로, 전국 고객센터(하청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일한다. 대다수 센터가 올초 개인도급을 근로계약으로 전환했지만 부산 금정과 대구 고객센터만 근로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은 하청업체 교체 시 새 업체가 조합원을 재채용하고 노동조건을 유지하도록 보장키로 했다.

▲ LG헬로비전과 희망연대노조(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24일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고 ‘홈서비스센터(고객센터) 조합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합의’에 서명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 LG헬로비전과 희망연대노조(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24일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고 ‘홈서비스센터(고객센터) 조합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합의’에 서명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마지막으로 사측은 희망연대노조와 함께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조합원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 협의체에서 고객센터 운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LG헬로비전과 희망연대노조는 이날 서울 상암동 LG헬로비전 본사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지난해 2월 노조를 설립한 뒤 CJ헬로와 LG유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노동환경 개선‧고용안정을 위한 협의를 요구해왔다. 피인수기업인 CJ헬로는 ‘권한이 없다’, LG유플러스는 ‘확정 사안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교섭에 나설 수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다 인수가 완료된 올초 사측이 조금씩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교섭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 노동자 김도빈씨가 일하다 숨진 뒤 교섭 과정에서 산업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노사는 7차례 협의를 거쳐 지난 19일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은 22~2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97% 찬성율로 가결됐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협력사(하청업체)-경총과 교섭이 타결돼야 실질적인 타결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합의서에 담은 4가지 의미와 방향이 퇴색되지 않도록 원청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 마련엔 “직접고용 전환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했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이날 합의로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앞에서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온 천막농성을 해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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