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23일 조선일보 절독을 선언했다. ‘절독 선언’은 조선일보가 이날 조간에서 자신을 비판하자 나온 반응이었다.

4·15 총선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자 조선일보 허위 날조 기사를 보고 분노한다”며 “막천(막장공천)에 희생된 사람들을 일괄로 싸잡아 비난하면서 만만한 곳 골라 출마한다는 기사”라고 설명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홍 전 대표는 “이번 공천이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조선일보는 보는가”라고 물은 뒤 “내가 수성을로 온 것은 수성을 공천자가 누가 될지도 모르는 경선으로 결정되기 8일 전 일이고 나는 현역도 아닌데 현역 낙천자와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마치 (내가) 수성을에 여성 공천자가 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회주의적 출마를 했다는 오늘자 조선일보 기사는 참으로 참기 어려운 악의적 날조 기사”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6면 “통합당 낙천 현역들, 만만한 곳 무소속 출마”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래통합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현역 의원들이 청년·여성 등 ‘정치 신인’들이 공천된 지역에서 잇따라 무소속 출마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특히 보수 지지층이 많은 영남에서 신인들과 겨뤄보겠다고 나서는 모습”이라며 “당 안팎에선 ‘현역들이 자신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당에서 키워내야 할 신인들을 죽이려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23일자 6면.
▲ 조선일보 23일자 6면.

조선일보는 홍 전 대표에 대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도 대구 수성을로 최종 출마지를 택했다”며 “이 지역엔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후보로 뛰고 있다. 홍 전 대표가 당초 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경남 양산을 출마를 준비하다 최종 행선지를 대구 수성을로 정한 데는 원내 진입 경험이 없는 여성 후보가 공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대구 수성을로 결정한 시점이 이인선 전 청장이 미래통합당 경선에서 승리한 날보다 앞서는 데도 조선일보가 “최종 행선지를 대구 수성을로 정한 데는 원내 진입 경험이 없는 여성 후보가 공천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정적 쳐내기, 협잡 막천이라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조선일보 사시(社是)인가”라며 “한줌도 안 되는 야당 기득권 세력이 막천을 해도 국민들은 그대로 수용하라고 하는 것이 조선일보 편집 방침인가. 100년 전통 조선일보가 겨우 이정도였던가. 오늘부터 40년 애독자였던 조선일보는 절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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