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가 20일 ‘코로나19와 재난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카카오 TV LIVE(라이브)와 유튜브를 통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웹을 통한 세미나여서 웨비나(webinar)라고 이름 지었다. 발표와 토론은 물론 질문도 채팅창을 통해서 받아 진행됐다. 

이 세미나에서는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인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현상과 함께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정보가 넘쳐나 이른바 ‘인포데믹’(infodemic, 정보 감염증) 현상도 심각하다며 언론보도를 할 시 신중함이 필요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미디어리터러시를 길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이해수 한양대 박사는 올해 1월1일부터 3월6일까지 언론사 11곳과 방송사 5곳 33,345건을 분석한 결과 보도준칙에서 어긋난 보도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선일보의 '우한 코로나' 명칭 사용과 중앙일보 기사 가운데 '대구 신천지 코로나 19' 사용 등을 지적하면서 공식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보도라고 짚었다. 그 외에도 보도준칙에서 ‘대혼란’, ‘패닉’, ‘창궐’, ‘뚫렸다’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으나 이런 표현을 사용한 보도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재난 보도에서는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정확성 우선해야 한다”며 가짜뉴스 확산 등에도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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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에서 진행한 '코로나19와 재난커뮤니케이션' 웨비나 화면. 

두 번째로 ‘가짜뉴스와 루머’를 주제로 발표한 이모란 강동대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사례와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의 효과적 대응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재난이나 위험에 루머가 많이 생산되는 환경”이라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이모란 교수는 루머의 형식도 변화했다고 짚었다. 이전에는 루머에 명확한 출처가 없었던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의사나 보건 연구원 등을 사칭하는 루머가 많았다는 것. 또한 유튜브 등을 통해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식의 새로운 허위정보 형태의 콘텐츠도 늘어나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SNS를 통해 퍼진 한 루머는 한 보건대 총장의 이름을 사칭해 퍼졌다”며 “공신력있는 정보원을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루머들이 생산됐다”고 전했다. 

▲한국방송학회 '코로나19와 재난 커뮤니케이션' 두번째 발표 화면.
▲한국방송학회 '코로나19와 재난 커뮤니케이션' 두번째 발표 화면.

또한 언론을 통해서도 루머가 퍼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머니투데이의 ‘우린 KF94 보내는데 중국이 보내온 마스크는?’이라는 기사를 지적하면서 “이 언론사에서 쓴 기사를 여러 매체에서 받아썼는데 이렇게 여러 매체에서 같은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독자들은 사실 정보로 처리한다”라며 “언론사가 사실 관계를 정정했으나 이미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간 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은혜의강 교회에서 소금물로 소독을 해 코로나19 감염이 된 사례에도 “소금물로 소독을 하면 코로나19가 고쳐진다는 가짜뉴스 때문이었다”라며 “루머로 인한 정치 사회적 손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누군가가 뉴스나 정보를 전달했을 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의심하고 진위를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원문 링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권위를 가진 단체 등의 로고가 있어도 이미지가 흐릿하거나 조작한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불안 감정을 조장하는 뉴스 등이 있다면 허위 정보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기사 형식의 가짜 정보는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용자 개인 각자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에서도 미디어리터러시 등의 교육을 확대한다면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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