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북한에 다 줘버렸다고 주장하는 유튜브 영상 1건에 시정요구(접속차단)가 결정됐다. 또 한국 정부가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북한에 줬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한 인터넷 게시글 1건은 제재수위 동률로 ‘미합의’ 결정됐다.

통일부(김연철 장관)는 “코로나 19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제공한 적이 없는데 제공했다고 주장한 허위 인터넷 게시글 2건이 국민 불안을 조성하고 정부 신뢰를 하락시켜 사회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웬일이야? 코르나 마스크 남에선 동나고 북에선 넘쳐나????(2월29일)”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사진=유튜브채널 ‘김흥광튜브’
▲“웬일이야? 코르나 마스크 남에선 동나고 북에선 넘쳐나????(2월29일)”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사진=유튜브채널 ‘김흥광튜브’

방통심의위 통신심의소위원회(방통심의위 통신소위·위원장 대행 심영섭 위원)는 18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긴급심의’를 위한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관련 인터넷 게시글 2건이 정보통신심의 규정 ‘사회혼란 야기 조항 등’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1건은 ‘시정요구(접속차단)’가 결정됐고, 1건은 ‘미합의’로 부결됐다.

유튜브채널 ‘김흥광튜브’는 “웬일이야? 코르나 마스크 남에선 동나고 북에선 넘쳐나????(김흥광튜브 2월29일)”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다. 김흥광씨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북한 주민들이 너도나도 쓰고 있는 마스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 마스크가 아니라 고품질 마스크다. 유한킴벌리 등 마스크 회사가 생산한 마스크다. 중국에서 넘어갔을까요? 아니다. 중국은 동난 지 오래다. 한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하지는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마스크에 관심 없을 때 엄청난 양의 한국산 마스크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갔다”고 발언했다.

▲지난 2일 디시인사이드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일반] 북한 마스크 게이트...떴다...real”라는 제목의 게시글. 사진=디시인사이드 페이지화면 갈무리.
▲지난 2일 디시인사이드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일반] 북한 마스크 게이트...떴다...real”라는 제목의 게시글. 사진=디시인사이드 페이지화면 갈무리.

또 다른 1건은 지난 2일 디시인사이드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일반] 북한 마스크 게이트...떴다...real”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글이다. 한 누리꾼은 YTN이 보도한 리포트에 나온 북한 의사가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쓰고 있는 장면을 캡쳐해 올리면서 문재인 대통령 머리를 때리는 사진을 합성해 희화화했다.

유튜브영상 1건을 두고 심의위원 3인(정부·여당 추천 심영섭 위원장 대행, 강진숙·김재영 위원)은 ‘시정요구(접속차단)’을, 미래통합당 추천 이상로 위원은 ‘해당없음’을 주장했다.

심의위원들은 ‘사회 분열 의도성 있는 게시글’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진숙 위원은 “통일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의도성을 갖고 있지 않고서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있나. 공적마스크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북한 지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영 위원도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사회를 분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영섭 위원장 대행 역시 “김흥광이라는 사람은 북한 전문가로서 공신력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공신력을 이용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것이다.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상로 위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 줬다는 사실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마스크 대란이 있어 비판이 있는 것이다. 통일부 입장이 맞다. 다만 사회혼란 조항을 적용하는 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인터넷 게시글을 두고 심의위원 2인(정부·여당 추천 심영섭 위원장 대행, 미래통합당 추천 이상로 위원)은 ‘해당없음’을, 다른 2인(정부·여당 추천 강진숙·김재영 위원)은 ‘시정요구(삭제)’를 주장했다.

‘해당없음’을 주장한 이상로 위원은 “대통령 머리를 때리는 모습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게시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심영섭 위원장 대행은 “저 역시 사회혼란 조항을 근거로 해당 게시글을 심의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시정요구(삭제)’를 주장한 강진숙 위원은 “북한 특권층 즉 의사와 같은 사람은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구매해 사용한다. 오래된 현상이다. 그런데 마치 정부가 마스크를 중국을 통해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북한에 준 것처럼 썼다. 또 문재인 대통령 머리를 때리는 사진이 패러디로 볼 수 있지만, 현재 불안한 상황이다.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게시글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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