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 수출했다고 발표하자마자 검사키트가 아니라는 반박 보도가 나와 다시 해명하는 브리핑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보도 요지는 직접 검사하는 키트가 아니라 바이러스 분비물을 옮기는 수송용 키트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청와대는 이번에 수출한 것은 수송용 키트가 맞지만 검사용 키트는 이미 수출해와 UAE가 진단하는데 필요한 것을 수출했다고 해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7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UAE는 긴급하게 코로나 진단키트 구매여부를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해 왔고, 외교부가 물품 생산업체를 찾아 지난 주말 진단키트 5만1000개(노블바이오사 제품)를 긴급수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재외 우리공관 또는 주한 외국공관 등 정부채널을 통해 진단키트 지원을 공식 요청해 온 국가는 총 17개국이라고도 했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도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 아랍에미리트에 첫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표가 나온지 채 몇시간도 안돼 전자신문이 온라인 기사 ‘[단독] 청와대가 UAE 첫 수출했다던 코로나19 진단키트...알고보니 수송용기’에서 “청와대가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 수출했다고 발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는 검체 수송배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신문은 “수송배지는 코나 목에서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분비물을 담아 옮기는 전용 수송용기”라며 “코로나19 진단 과정에 필요하지만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키트는 아니다”라고 썼다. 이 신문은 “노블바이오도 본지에서 UAE에 5만1000개 분량 검체 수송배지를 수출했다고 밝혔다”며 “이 업체는 진단키트가 아닌 검체 수송배지를 만드는 회사”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수송배지를 두고 전문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지만 청와대가 밝힌 진단키트는 아니라고 했다. 이 신문은 진단검사 분야 한 전문가가 “수송배지는 검체를 담아 옮기는 튜브로 진단에 필요한 ‘액세서리’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이날 저녁 고위관계자가 춘추관에 직접 와서 해명 브리핑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가 두 종류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채취, 수송, 보존, 배지이고, 다른 하나는 검사키트라며 이번에 UAE에 수출했다는 것은 전자(채취, 수송, 보존, 배지)라고 설명했다.

검사키트(후자)의 경우 이 고위관계자는 UAE를 포함해 지원 요청을 받은 17개국에 이 검사키트를 수출했다며 “대변인이 브리핑한 것 중에 우리가 운반만 하는 껍데기만 수출했던 것으로 일부 기사가 묘사가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두 키트 다 있어야 진단이 완성되는 것이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그렇다,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진단을 못한다”고 답했다. 이번에 UAE에 수출한 것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이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예, 한 가지”라며 “거기(UAE)에 서울대병원이 있을텐데 이른바 RT-PCR이라는 검사하는 기계와 진단시약 등 검사키트는 일정부분 아마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시 확인해봐야 되겠지만, UAE에서 필요한 부분은 채취, 수송, 보존, 배지, 이 키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자신문 2020년 3월18일자 8면
▲전자신문 2020년 3월18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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