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게임’ 논란이 불거진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그간의 논란에 관련해 저의 소명과 재검증을 거쳐 저에 대해 재신임을 해주셨다”며 “정의당에게 주어지는 도덕성의 무게를 더 깊이 새기며 총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우선 ‘대리게임’ 논란과 관련 “6년 전 몇몇 지인에게 게임 계정을 공유했다. 당시 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한편 ‘하스스톤’이라는 또 다른 게임을 하면서 하스스톤 대회 출전까지 하고 있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계정을 공유했으나 이는 게임 생태계를 저해한 잘못된 행동”이라며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게임 등급을 의도적으로 올리기 위해 계정을 공유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라 선을 그었다. 그는 “저도 당시 게임 내 등급이 너무 많이 오른 것을 보고, 잘못됐음을 인지해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다. 얼마 후 매체의 인터뷰가 있었고 그때 바로잡을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잘못을 깨닫고 새로 만든 계정의 등급은 대회참가자라고 하기엔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그 계정으로 제가 이득을 취하지는 않았다. 그 등급으로 동아리회장, 대회 출전, 채용, 방송 등에 특혜를 받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부분에는 그간 제가 SNS 등에 밝힌 소명을 참고해달라”고 거듭 주장했다.

▲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 ⓒ민중의소리
▲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1번 후보. ⓒ민중의소리

류 후보는 “저는 게임이 좋아 게임 회사에 취직했고, 부당한 처우와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사회에 나와 노동자로 살면서, 차별과 불평등에 관심이 생기면서, 제 삶의 기준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게임산업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노동할 환경을 만들도록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이어 본인의 노동운동 이력을 언급하며 “꼼수가 난무하는 격동의 시기,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로서 제 소임을 다할 것”이라 주장했다. 류 후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한계선을 경계선으로 만든 선배들이 있다. 그래서 노동을 노동이라 말하지 못하던 그 시절에서 여기까지 왔다. 저는 그 다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슬로건 ‘젊은 노동 진보정치 업데이트’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며 “‘전태일 3법’ 국회통과로 모든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다치지 않고 일하게 만들 것이다. 포괄임금제 폐지 제도화로 공짜노동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IT노동자들이 없어질 것이다. 육아휴직 의무화로 경력단절이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감각으로 노동혐오를 없앨 것”이라 밝혔다.

끝으로 그는 “당에서 청년기를 보내며 헌신하다 이제는 중년이 된 진보정치 선배들이 있다. 이분들은 다시 한 번 청년할당 방침을 선택하며 청년정치인들에게 기회를 내어줬다. 비례대표 1번은 류호정이 얻어낸 자리가 아니다”라며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류 후보는 지난 2014년 본인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 계정을 지인에게 빌려줘 게임 실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정의당 선대위는 15일 당 전국위원회 직후 청년 노동자들과 IT 업체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류 후보가 사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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