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16일 사직의 변을 밝혔다. 그는 검찰의 ‘날치기 기소’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면서 대통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국 청와대를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특히 촛불을 거스르는 세력의 준동을 좌시할 수 없으며, 역사를 되돌리려는 집요한 음모에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최 비서관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직의 변’에서 “누군가는 물러나고 또 어디선가 새싹이 피어나는 때, 저도 나서고 물러나야 하는 때를 생각했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18개월.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의 공직생활을 통해 참으로 훌륭한 분들을 만나, 진정 보람있고 영광된 시간을 가졌다”고 썼다.

최 비서관은 “나름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날치기 기소’라는 상황을 만나 결국 형사재판을 앞두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 비서관은 “촛불시민의 명령을 거스르려는 특정 세력의 준동은 대통령님을 포함해 어디까지 비수를 들이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직의 사유를 두고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안에서 대통령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2017년 10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시절 모습. ⓒ연합뉴스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2017년 10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시절 모습. ⓒ연합뉴스

 

최 비서관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어떻게든 되돌리려는 집요한 음모를 마주하고도 뒷전에서 외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최 비서관은 “고요한 것처럼 보여도 커다랗게 출렁이는 깊은 바다가 있다”며 “그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주저없이 그 길로 가겠다”고 밝혔다. 바위처럼 굳건하게 촛불시민과 문재인정부의 역사를 지켜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역사와 직면할 것이며, 우리사회의 거침없는 발전과 변화를 위해 어디서든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며 청와대 연풍문을 들어설 때의 설렘과 다짐을 잊지 않고, 다시 그 문을 나와 세상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줬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그는 검찰의 수사내용을 두고 “전형적인 조작수사이자 비열한 언론플레이”라며 검찰이 피의자 소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기소했다는 점에서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해왔다.

다음은 최 비서관의 사직의 변 전문이다.

[사직의 변]

삶은 늘 흘러가는 것, 그 모든 이의 삶을 싣고 역사의 수레바퀴는 쉼없이 나아갑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아 함께 맞서 싸우는 우리 모두의 분투와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 속에서도 늘 새로운 희망은 움트고, 새봄은 여전히 새생명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물러나고 또 어디선가 새싹이 피어나는 때, 저도 나서고 물러나야 하는 때를 생각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18개월.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의 공직생활을 통해 참으로 훌륭한 분들을 만나, 진정 보람있고 영광된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름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저는 뜻하지 않게 ‘날치기 기소’라는 상황을 만나 결국 형사재판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촛불시민의 명령을 거스르려는 특정 세력의 준동은 대통령님을 포함해 어디까지 비수를 들이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대통령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안에서 대통령님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역사의 수레바퀴를 어떻게든 되돌리려는 집요한 음모를 마주하고도 뒷전에서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고요한 것처럼 보여도 커다랗게 출렁이는 깊은 바다가 있습니다.

그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주저없이 그 길로 가겠습니다. 바위처럼 굳건하게 촛불시민과 문재인정부의 역사를 지켜내고 싶습니다.

저는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역사와 직면할 것이며, 우리사회의 거침없는 발전과 변화를 위해 어디서든 주어진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청와대 연풍문을 들어설 때의 설렘과 다짐을 잊지 않고, 다시 그 문을 나와 세상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역사와 국민 앞에 늘 최선을 다하시던 대통령님과 청와대 식구들의 열정과 품격을 마음 속 깊이 새깁니다.

대한민국의 역사, 문재인정부의 역사를 거듭 생각하며 이제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늘 보내주시는 과분한 격려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새봄, 더 커진 하늘 아래 늘 강건하시고 평화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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