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1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는 이날 열린 미래한국당 비공개 비례대표 후보 면접을 치렀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530명의 면접을 진행했고 이 중 94명이 비공개 신청자다.

김 전 기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그런(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용기로 제도권에 들어가서 할 말을 시원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고 신청 이유를 말했다. 김 전 기자는 또 “23년 기자생활을 했지만 질문 하나에 흔들리는 게 너무 무력했다”며 “결국 제도권 안에 들어가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예령 경기방송 전 기자가 지난해 1월10일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질문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갈무리
▲김예령 경기방송 전 기자가 지난해 1월10일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질문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갈무리

 

김 전 기자는 이와 관련 지난 2월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방송 사직을 시사했다. 그는 “제 인생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또 다른 어떤 세계가 펼쳐질 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제 스펙트럼에 제 자신은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019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에 대한 제 질문이 결국 저희 경기방송의 재허가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제 결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며 “제 인생의 반이었던 기자생활, 그 가운데 10년을 청와대와 국회를 취재하면서는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동아일보 기자로 30년을 재직했던 아버지의 남겨진 기사와 글은 기자 생활 내내 '내가 제대로 잘하고 있는가?’ 수없이 되묻게 하는 교과서였다”고 적었다.

김 전 기자는 지난해 초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었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대통령께선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고 하면서도 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한 후 비난문자 폭탄 등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김 전 기자는 이와 관련 당시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사랑하고 기대하던 계층이 대부분 너무 (경제사정이) 힘들다고 답했다”며 “저는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한다. 그것이 기자의 역할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경기방송은 지난달 20일 폐업을 결정했다. 김 전 기자는 9일 전인 2월11일 경기북부 2진으로 발령났다. 이와 관련 김 전 기자는 유연채 경기방송 사장이 신년 기자회견 논란을 언급하며 ‘경기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기에 그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청와대와 국회 출입기자 교체를 요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 사장은 이에 ‘재허가를 앞두고 회사의 부담을 전달한 건 맞지만 신년 기자회견 질문을 이유로 출입기자를 교체한 것은 아니고, 김 기자의 청와대 출입이 곧바로 재허가와 연계된다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경기방송은 방통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경영 투명성 및 편성 독립성을 위한 제대로 된 개선계획을 내지 않는 등 비위 문제로 논란이 돼 지난해 말 방송사업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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