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어떤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총선행 티켓을 받게 될지 관심이다. 선거제도 변화와 코로나19 여파로 정치권의 총선 준비에 좀처럼 화력이 붙지 못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경선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두 정당의 공천 상황을 보면 언론계 출신의 국회 등원에 여전히 모종의 공식이 작동함을 보여준다.

‘주류 매체’ 중심의 정치 입문 기회가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로 확장되는 새로운 특징도 드러났다. 특정 정치세력 지지층에게는 ‘대안언론’이라 할 ‘보수 유튜버’들이다. 정치평론을 명목으로 자극적이고 선정적 어조로 문제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들도 당내 공천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되레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이른바 ‘폴리널리스트’ 논란은 잦아드는 모양새다. 누구에게나 정치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느냐는 ‘역차별론’ 주장도 간간히 나온다. 10일 기준 민주·통합당에서 전략·단수공천을 받았거나 경선을 앞둔 예비후보 가운데 언론계 출신 주요 인사들의 유관 이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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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국회의원 후보를 낸 언론사는 MBC다. MBC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당 1명, 새누리당 2명 등 총 9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다만 진보성향 계열의 정당 소속이 많았던 직전 선거와 달리 이번 총선에선 보수성향 미래통합당 후보로 MBC 출신이 대거 등판했다. 

▲ 윤호중 사무총장(왼쪽부터), 한준호 전 MBC아나운서, 박무성 전 국제신문 대표이사 사장,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박성준 전 JTBC보도총괄 아나운서 팀장, 박광온 최고위원이 2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호중 사무총장(왼쪽부터), 한준호 전 MBC아나운서, 박무성 전 국제신문 대표이사 사장,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박성준 전 JTBC보도총괄 아나운서 팀장, 박광온 최고위원이 2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통적으로는 두 정당 모두 언론인 출신 인사들을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전면 배치했다. 특히 방송사 아나운서 출신 후보가 집중된 경향을 보인다. 민주당은 ‘지상파 아나운서-청와대’ 경로를 거친 인사들을 앞세웠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는 서울 광진을, 행정관을 지낸 한준호 전 MBC 아나운서는 경기 고양을에 전략 공천됐다. 청와대 출신은 아니지만 지난 1월까지 JTBC 아나운서팀장(KBS 출신)을 맡았던 박성준 전 아나운서도 서울 중구성동을에 전략공천됐다.

통합당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공정방송 투쟁’에 반기를 들었던 MBC 출신 인사들이 수도권에 공천됐다. 배현진 전 아나운서(기자로 전직)가 서울 송파을, MBC본부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던 MBC노동조합(3노조) 출신 최대현 전 아나운서가 경기 파주을에 출사표를 냈다. 이들보다 앞선 시기 MBC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청와대 부대변인, MBN 앵커로 일했던 김은혜 전 MBC 기자는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공천됐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 통합당은 TK·PK 지역에 언론인 출신 공천이 두드러지는 특징도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의 경우 광주 광산갑에 KBS PD 출신 이석형 후보, 광주 광산을에 월간 사회평론 편집장 출신 박시종 후보가 출마한다. 통합당은 해임 전 자진 사임했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대구 동구갑),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 출신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울산 중구), 이종훈 전 부산MBC 보도국장(부산 수영) 등이 나선다.

▲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통합신당’ 참여 의사를 밝힌 민영삼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이 1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8차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통합신당’ 참여 의사를 밝힌 민영삼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이 1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8차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튜브 평론가·패널의 출사표도 통합당 특징이다. 대표 이력을 ‘신의한수 평론가’라고 쓴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유튜브에서 “박원순이는 서울특별시장이 아니라 우한시장”이라고 한 민영삼 평론가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에서는 기성 언론 기자 출신 후보들의 다선 도전이 두드러진다. 5선에 도전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서울 종로), 19대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배재정 전 의원(부산 사상)을 비롯해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노웅래(서울 마포갑), 박광온(경기 수원정) 의원 등 현역이 포진했다. 대부분 과거 정치부 기자 경력이 정계 진출 발판처럼 작용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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