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혜숙)에서 2014년부터 SBS문화재단과 공동운영해온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이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YJS)로 바뀌어 11일 공식 출범한다. 기존 FJS는 SBS문화재단이 투자했다면 YJS는 SBS 대주주 태영그룹 윤세영 명예회장이 윤세영 재단을 통해 투자한다. 투자액도 기존 2배로 늘어났다. 

서암 윤세영 재단은 2020년부터 YJS에 10년간 해마다 5억원씩, 모두 50억원을 이화여대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화여대는 대학원 별관 건물을 10년 간 고정 교육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학원 별관 건물은 1936년에 건축된 3층 건물이다. 이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SBS문화재단이 약 15억원을 투자했다.

YJS은 기존의 FJS처럼 기자 및 시사교양 PD지망생을 대상으로 저널리즘 윤리 및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입학생은 수강료를 내지 않고 2년간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비학위 교육과정이다. 이재경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가 원장을 맡는다.

앞서 FJS는 2007년부터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가 운영해왔다. 2014년부터 SBS문화재단이 연 1억원 대~2억원대의 투자금을 투자해 운영해왔다. FJS는 지난 13년간 기자와 PD를 300여명 배출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6일 이재경 YJS 원장, 홍성욱 SBS 문화재단 사무처장, 송상근 YJS 교수에게 YJS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YJS에 대한 설명을 1문1답식으로 정리했다.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의 이재경 원장(이화여대 교수)이 수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홈페이지.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의 이재경 원장(이화여대 교수)이 수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홈페이지.

- FJS에서 YJS로 바뀌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이재경 (YJS 원장‧이화여대 교수) : “사업 규모가 확장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공간 또한 옮겨왔다. 별도의 건물을 가지고 저널리즘 스쿨을 운영하는 것은 세명대학교와 이화여대 프로그램이 있다. 세명대의 경우 석사 과정이고 이화여대는 비학위 과정이지만 서울에서 저널리즘 전문 교육기관은 YJS뿐이라고 본다. 첫 번째 도약은 2014년 SBS문화재단과 했던 것이고 이번이 두 번째 도약이다.”

- 개인이름을 단 저널리즘 스쿨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YJS의 취지는.

이재경 : “기자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해외연수 등 기자들의 전문성을 높일 연수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언론사는 기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을 도외시하고 결과물만을 놓고 ‘왜 이리 못 하냐’고 윽박지른다. 기자들을 배출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확장해나가겠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기자 공채 시스템도 바뀌었으면 한다. 우리의 실험을 통해서, 저널리즘 스쿨을 나온 기자들이 좋은 방식으로 인식되면 공채 시스템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원대한 희망이 있다. 

- SBS문화재단의 입장에서는 왜 저널리즘 스쿨에 투자를 하고 지원했나? 이어 윤세영 재단이 저널리즘 스쿨을 지원하는 이유는.

홍성욱 (SBS문화재단 사무처장) :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저널리즘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계에 좋은 기자를 많이 진출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저널리즘 윤리로 무장되고 실무 능력을 갖춘 기자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재단 시절부터 6년간 학생들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원해왔다. 이를 넘어 저널리즘 수준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저널리즘 스쿨 교육을 확대하는 것에 더해 연구기능을 추가하고 지원을 늘렸다.”

- 개인(윤세영)이 재단을 운영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점들은 없나. 

송상근(YJS 교수) : “저는 FJS1기부터 참여했다. 지금까지 SBS 측에서 투자를 하는 것 외에 요구한 것이 없었다. SBS문화재단이 들어오면서 한가지 제안이 있었다면 시사교양 PD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기자 교육 과정과 함께 시사교양PD 과정도 생기게 됐다. 이후 교육에 있어 강사진에게 단1%의 개입도 없었다. 이런 부분은 언론계에서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기부문화에 있어서도 상당히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경 : “윤세영 명예회장은 실무에는 손을 떼고 젊은이들을 키우는데 뜻이 있다고 본다. 저널리즘 스쿨 이외에도 장학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SBS를 통해 언론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느끼셨을 것이라 본다. 현재 ‘퓰리처 상’으로 유명한 퓰리처의 경우도 신문 재벌이 된 후 저널리즘 스쿨 등을 만드려고 했으나 여러 번 거절당했다. 이후 콜럼비아 대학에 가서 저널리즘 스쿨 후원을 하게됐는데 현재 콜럼비아 스쿨은 세계 최고의 저널리즘 스쿨이 됐다.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이화여대 대학원 별관 윤세영홀 간판. 사진=정민경 기자.
▲이화여대 대학원 별관 윤세영홀 간판. 사진=정민경 기자.

- 그럼에도 기업에서 운영하는 저널리즘 스쿨이나 재단에서 지원하는 언론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계속 되지 않나. 특히 기업이나 특정인과 관련된 재단의 후원이 있으면 기자들은 이후에 그와 관련된 비판 보도가 어렵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재경 : “재단에서 기자교육에 투자를 할 때 나오는 비판들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론사들이 기자에게 투자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여타 재단에서 오히려 지원해주는 것이고 이를 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기자 해외 연수의 경우, 또 다른 비판 지점은 연수의 내용이 없어서 비판받는다고 생각한다. YJS의 경우 기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교육 내용을 제공할 것이다. 현재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존중을 받지 못하는 정도로 비판을 받고 있고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성욱 : “그런 비판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기자 연수’와는 다른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대상 선정이나 심사 등에서도 기존의 것들과는 차별을 갖도록 설계할 것이다. 개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잘되면 이름을 빛내지만 잘못되면 해가된다. 그럼에도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을 하겠다는 것은 이름을 걸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공채 제도의 변화도 원한다고 말했다. ‘저널리즘 스쿨의 딜레마’가 있는데, 기자 공채 시스템을 비판하면서도 기존의 공채 시스템 안에서 많은 기자들을 배출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이재경 : “입시 준비를 안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시간이 낭비된다. 학교의 목표는 기자들이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꾸자는 거다. YJS는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기자 입시반’ 프로그램은 차별점을 갖는다. 논작을 위주로 하는 게 아니라 저널리즘 윤리와 문장의 기초부터 배운다. 6개월 이상을 이론을 배운다. 저널리즘 스쿨을 졸업한 친구들이 준비가 잘돼있다는 것을, 채용해본 곳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례를 쌓으면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사실 공채 시스템 때문에 저널리즘 스쿨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저널리즘 스쿨을 통해 공채를 없애고 싶다.“

- 저널리즘 스쿨이 잘되기 위해선.

홍성욱 : “전국민 기자시대다. 이제는 언론매체 간의 경쟁이 아니라, 모든 콘텐츠 간의 경쟁이다. 기자가 아닌 사람들도 콘텐츠를 만드니 말이다. 기자는 언론사 안에서 소모될 것이 아니라 기자 스스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현직 언론인들을 위한 교육을 만들어도 기자들은 바빠서 오지를 못한다. 때문에 언론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언론을 통한 언론인 재교육에 대한 강조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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