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부산에서 길고양이 학대사건이 벌어졌지만 범인을 잡지 못한 가운데 인근지역인 경남 김해시에서 최근 길고양이 학대가 발생했다.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대표 박혜경, 길고양이보호연대)에 따르면 제보자는 지난 3일 김해시 율하동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토막난 고양이 사체 2구를 발견했다. 사체 2구는 각각 머리만 남은 새끼 고양이와 머리 없이 몸통만 남은 성묘(어른고양이)로 추정했다. 김해시 서부경찰서는 신고를 받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나머지 사체를 찾지 못했다. 

부검의에 따르면 자묘로 추정되는 새끼고양이는 대략 보름 전, 몸통만 남은 성묘는 5~7일 전 버려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길고양이보호연대는 전했다. 

▲ 경남 김해시에서 몸통만 발견된 고양이 사체. 사진=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 경남 김해시에서 몸통만 발견된 고양이 사체. 사진=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길고양이보호연대는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부산에 위치한 전문기관에 부검을 요청했고 범인을 잡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현장 주변에는 재발방지를 위해 경고 현수막을 걸었다. 이 단체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산 전역에서 길고양이 학대사건이 재발하고 있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아파트 인근에 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가 경고 현수막을 부착했다. 사진=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아파트 인근에 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가 경고 현수막을 부착했다. 사진=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지난해 부산에서도 학대사건이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토막 난 새끼고양이 사체가 나왔고, 9월엔 부산 연산동에서 길고양이를 잔인하게 학대한 사건이 있었다. 역시 경고 현수막을 달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길고양이보호연대는 “동물학대는 동물보호법에 의해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잔혹범죄자나 연쇄살인범들의 공통점으로 손 꼽히는 것이 바로 동물학대인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인을 색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첫 범행 직전에 개를 상대로 살인연습을 했고,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이영학도 개 6마리를 망치로 죽였다고 털어놓는 등 “미국 FBI는 2016년부터 동물학대를 살인사건처럼 주요 범죄로 간주하고 수사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에선 대처가 미흡하다. 길고양이보호연대는 “최근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적발인원 1908명 중 구속기소는 3명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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